시중은행 불어나는 부실채권 비상…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율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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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불어나는 부실채권 비상…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율 뚝뚝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5.12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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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15.5%서 113.0%로 2.5%포인트 내려
은행권 수익성 2분기 들어 본격적인 악화도 부담
(왼쪽부터) 신한금융,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시중은행이 불어나는 부실채권에 비상이다. 코로나19 경기절벽에 휴업과 임금삭감, 해고가 잇따르면서 은행권 건전성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진 수익성도 시중은행에 부담을 주고 있다.

◆4대 은행 NPL 커버리지율 113.0→115.5%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인 신한ㆍKB국민ㆍ하나ㆍ우리은행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3월 말 기준 평균 113.0%로 2019년 말(115.5%)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대표적인 건전성지표인 NPL 커버리지비율은 충당금 적립액을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고정이하여신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에 대한 완충능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비율이 낮으면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완충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대개 비율이 120%를 넘어야 양호한 수준으로 여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15.9%에서 110.5%로 5.4%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130.16%에서 126.73%로 4.43%포인트, 우리은행은 121.8%에서 120.7%로 1.1%포인트 떨어졌다. 하나은행은 94.1%에서 95.2%로 1.1%포인트 상승했지만, 홀로 100%에 못 미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나빠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1분기 말 0.41%로 전년 말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0.04%포인트 오른 0.40%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은 더 심각하다. 부산ㆍ대구ㆍ전북은행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저마다 0.83%와 0.92%, 0.82%로 집계됐다. 3개월 만에 각각 0.34%포인트와 0.26%포인트, 0.18%포인트 뛰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하면 연체율 상승폭이 크게는 3배에 달했다.

은행권 건전성이 갈수록 나빠지는 큰 이유로는 기업대출 위주 여신 성장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꼽힌다. 정부는 얼마 전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한 조치로 40조원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에는 지원을 받는 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금 회수를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가계ㆍ기업 나란히 채무상환 능력 악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개인뿐 아니라 중소ㆍ대기업 차주도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수출기업 경영환경 악화로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커졌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본격화한 수출 감소로 수출기업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며 "수출 대기업 종사자와 같은 상용근로자 휴업과 임금 삭감, 해고 증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금시장 안정화로 대기업 자금 수요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금시장 차별화로 한계기업 자금경색은 지속되고, 은행권 대손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관련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해온 은행권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서영수 연구원은 "코로나에 가장 많은 충격을 받는 경제주체 가운데 하나가 대표적인 자산가인 대형 자영업자, 임대사업자"라며 "더욱이 종부세ㆍ재산세 인상에 주가연계증권(ELS), 사모펀드 손실 확대도 다주택자 현금흐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와 무디스는 잇달아 국내 시중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방안이 은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신용도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얼마 전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하향 검토에 들어갔다. 대구ㆍ경북 지역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고, 국제 무역ㆍ공급망 차질에 피해를 볼 수 있는 제조업 부문에도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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