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블랙코미디 연극 '내가 만약 진짜라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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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블랙코미디 연극 '내가 만약 진짜라면' 공연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05.12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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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엽 각색 연출, 흙수저의 황금사다리 오르기
5월 19일부터 29일까지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대혁명 당시 상산하향(上山下鄕)운동의 일환으로 농촌에서 생활하던 지식청년들은 혁명이 끝나자 도시로 되돌아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맥과 편법을 총동원하는 특권층 자제들 때문에 주인공 리샤오장의 복귀는 쉽지 않다. 도시에서 그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자친구 저우밍화와도 다툼이 잦아져 답답하기만 하다. 결혼을 반대하는 저우밍화 아버지의 환심을 사려고 가짜 마오타이 주(酒)를 선물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낙심한 리샤오장이 우연히 극장 앞을 지나치다가 매진된 연극표를 구하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을 목격한다. 하지만 연극표를 구하는 데에도 인맥과 편법이 필요한 현실이다. 홧김에 리샤오장은 고위간부의 자제를 사칭하고 만다……  

리샤오장의 가짜 신분은 죄를 죄가 아닌 것으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리샤오장의 꿈은 곧 현실이 될 것만 같다. 한편 리샤오장이 저우밍화의 아버지에게 주려던 가짜 마오타이 주(酒)는 상관의 환심을 사려던 사람들의 손을 거쳐 점점 더 고위계층에게 전달되는데……  

결국, 리샤오장의 가짜 마오타이 주(酒)는 누구의 손으로 들어가게 될까?-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김재엽과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연극<만약 내가 진짜라면>이 제41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선정돼 5월 19일부터 29일까지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만약 내가 진짜라면' 연습 장면 제공 : 서울연극협회, ⒸFotobee 양동민
연극 '만약 내가 진짜라면' 연습 장면 제공 : 서울연극협회, ⒸFotobee 양동민

<만약 내가 진짜라면>은 중국 국가1급 극작가 사예신의 대표작으로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 “상산하향(上山下鄕)운동”의 일환으로 농촌에서 생활하던 지식청년 리샤오장이 고위간부의 자제를 사칭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로 원작 희곡은 중국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시 스무 살 남짓의 청년이 어느 장군의 자제를 사칭해 많은 사람들이 사기를 당한 사건으로, 사기 당한 사람들 중에는 문화계 저명인사와 현직 간부도 포함되어 있었다.

연극 '만약 내가 진짜라면' 연습 장면 제공 : 서울연극협회, ⒸFotobee 양동민
연극 '만약 내가 진짜라면' 연습 장면 제공 : 서울연극협회, ⒸFotobee 양동민

극작가 사예신이 감옥으로 찾아가 그 청년을 직접 인터뷰하고 작품을 집필했고, 1979년 초연 당시 중국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얼마 뒤 공연이 금지됐다.

마지막 공연에서 극작가 사예신은 항의의 표현으로 무대에 올라가 허리를 숙여 이 작품에 대한 고별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중국 본토에서 이 작품은 더 이상 공연되지 않았지만 1981년 대만에서 영화화되어 금마상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했고, 영어와 독일어 등으로 번역됐다. 

연극 '만약 내가 진짜라면' 연습 장면 제공 : 서울연극협회, ⒸFotobee 양동민

<만약 내가 진짜라면>이 그려낸 20세기 중국 사회는 지금 이 연극을 준비하는 21세기 한국 사회와 너무나 닮아 있다. 흙수저와 금수저, 특권층과 그 2세들,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점철되는 극단적 양극화 시대를 살고있는 한국 관객들에게 동시대의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희극성이 풍부한 유머와 풍자 속에 담긴 아이러니는 우리가 만든 세상이 우리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고 있는지 웃프게 되묻는다. 

연극 '만약 내가 진짜라면' 연습 장면 제공 : 서울연극협회, ⒸFotobee 양동민

특히 서울연극제에서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게 될 드림플레이 테제21의 <만약 내가 진짜라면>은 극작가 사예신을 무대에 직접 등장시켜 해설과 지시문을 나레이션과 대사로 전달한다. 또한  지식청년 '리샤오장'에게 집중된 내용에서 '저우밍화(리샤오장의 여자친구 역)'가 처한 상황과 성격에 변화를 주는 등의 적극적인 각색을 통해 1979년 중국사회의 디테일을 재현하기보다는 2020년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동시대적 관점에 좀 더 집중한다. 

5월 23일, 24일 3시 공연 종료 후에는 연출, 배우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극작 사예신(1939-2018)은 중국 국가1급 극작가로 1956년 단편소설 <묘책>으로 등단했다. 1961년 화동사범대학 중문과를 졸업하고, 상해희극학원 희곡창작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상해 인민예술극원 소속작가로 일했다. 1979년 <약속>으로 상하이 우수극작상, 1984년 <송칭링>으로 10월 문학상, <천이와 자객>으로 제3회 전국드라마 금마상, 1986년 <사나이를 찾아서>로 제3회 상해연극제 창작극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그 중 <예수·공자·비틀즈레논>, <만약 내가 진짜라면>,<마르크스 비사(秘史)> 등의 작품은 당시 강한 반향을 일으켰다. 다수의 작품이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됐다. 1985년부터 1993년까지 상하이 인민예술극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7월 타계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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