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몸집 커지는 카뱅에 ‘언택트’ 강화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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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몸집 커지는 카뱅에 ‘언택트’ 강화 맞불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5.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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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比 181% 성장
우리·기업銀 등 비대면 금융 영역 확대 박차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카카오뱅크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전년 대비 181% 성장하며 크게 선전하자 시중은행들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석 달 만에 지난해 한 해 동안 번 돈 이상을 벌어들이는 동안, 시중은행들은 소폭 성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성장과 관련해 그동안 갈고 닦은 비대면 거래가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잇따르자 일부 시중은행들도 뒤늦게 기존 오프라인 업무들을 비대면으로 돌리는 등 비대면(언택트, un-contact) 금융 강화에 나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8일 금융권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에서 고객이 직접 무역금융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고객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무역금융 대출을 신청할 경우 영업점심사를 거쳐 대출이 실행됐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있었다. 여기에 신청 시간도 은행 영업시간으로 제한되는 등 이용에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실시하는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는 영업점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특히 신청 시간을 은행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확대해 고객 편의성에 중점을 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 향상과 함께 은행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며 “언택트 시대에 편리하고 빠른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퇴직연금 비대면 설명회’를 실시한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확대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된 업무환경을 반영해야 한다고 판단돼 마련됐다.

설명회에 참여하는 퇴직연금 가입 기업 또는 가입 희망기업 근로자는 모바일이나 PC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퇴직연금 전문 컨설턴트로부터 제도 안내, 컨설팅 등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실시간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재택·유연근무 시행 기업,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도 설명회에 참여할 수 있어 퇴직연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설명회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고 있어 추후 자산관리 분야 등으로 서비스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비대면 금융 강화에 나서는 데는 카카오뱅크가 최근 코로나쇼크 속에서도 비대면 거래를 기반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65억6600만원) 대비 181.3% 증가한 184억7300만원이다. 올해 3개월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지난 1년간의 순익(137억원) 보다 더 많이 벌어들인 것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순이자수익은 843억6900만원, 순수수료손실은 30억9200만원이다. 각각 1년 전 544억9200만원, 148억1600만원보다 개선됐다. 순이자마진(NIM)은 1.54%로 전년 동기 대비 1.77%보다 낮아졌지만, 타행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편이다. 연체율도 0.20%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소폭 증가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신한은행은 1.4%, 하나은행은 15.6% 증가했다.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은 각각 12.54%, 13.7%, 10.2%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금융문화가 확산되면서 은행권이 비대면 업무를 더욱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가운데 최근 정부가 데이터 경제 가속화를 위해 공공·금융·의료 등 주요 분야 데이터 개방 확대 내용을 담은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면서 “은행권의 비대면 금융 거래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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