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역설…공기청정기 시장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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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역설…공기청정기 시장 ‘주춤’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05.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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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감소‧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하락…타 제품 성수기 다가와 집중 공략 어려워
지난달 20일 서울역 롯데하이마트에 진열된 공기청정기와 가전.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역 롯데하이마트에 진열된 공기청정기와 가전.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한 공기청정기 시장이 정체기를 맞이했다.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줄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데다 코로나19 여파 속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판 제한 등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호황을 맞이한 공기청정기 시장이 올해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전체적인 렌털 시장이 성장했음에 불구하고 공기청정기 시장 정체는 뇌관으로 남는 상황이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지난 2017년 140만대 규모로 집계된 시장 규모는 2018년 250만대, 작년 350만대로 폭증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소형 및 휴대용 제품까지 출시되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중국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자 미세먼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간 미세먼지 ‘매우 나쁨(51㎍/㎥ 이상)’ 일수는 이틀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18일) 대비 16일이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PM2.5) 전국 평균 농도도 24㎍/㎥를 기록하며, 대기질이 전년 동기 대비 27% 개선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고농도 미세먼지 일수가 크게 줄어든 환경적인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추세”라며 “다만 1‧2월 대비 3월과 4월의 판매량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활성화에 따른 방문판매(방판) 제한도 시장 하락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시장 확대와 함께 판매처 다변화가 이뤄졌지만, 아직 방판에 무게추를 둔 업체들이 존재해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전체적인 시장에서 비대면(언택트) 구매가 활성화 된 점과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이 대면을 피하면서, 하나의 판로가 막혀버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도 타격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방판 영역이 강한 업체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2월 타격은 적었지만, 3월의 경우 최대 10% 가량 판매가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판 위축이 실제 실적에 반영된 사례다. 

시장 정체는 전년 수준의 성장이 어렵다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통상 생활가전 시장에서는 시즌별 전략 제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타 계절에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올해는 성수기를 놓쳐 전체적인 시장 규모도 감소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두고 폭발적으로 성장한 공기청정기 시장이 1차 장벽에 부딪혔다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환경 및 질병 이슈가 발생하면, 공기청정기 판매가 늘어났다”며 “코로나19 이슈가 터진 올해 1분기의 경우 특이하게 판매가 줄어 지속성장을 이뤄낸 시장이 1차 장벽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오간다”고 말했다. 

한편,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공기청정기의 설치 위치에 따라 노동자의 비말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오히려 확산만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향후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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