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페북에 "여성 행복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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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페북에 "여성 행복 힘쓸 것"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4.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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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두루뭉술...피해자 "기자회견문 일부 문구에 깊은 유감"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 "여성 행복에 힘쓰겠다"고 공약한게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성추행 피해자는 오 시장이 성추행을 인정한 23일 기자회견문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8일 세계 여성의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여성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부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오 시장은 코로나19 방역에 힘쓴 74세 베테랑 의사 이청애 씨 사연을 소개하며 "여성으로 긴 세월 경력을 이어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가 대단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여성노동자들 노동여건 개선 시위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1세기가 지난 지금도 본인 의사과 관계없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여전히 많다. 임금 차별 또한 여전하다"며 "적어도 우리 부산에서만은 원치 않게 꿈을 잃거나 차별받는 여성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성 한명 한명 행복이 곧 부산의 행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노력하겠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한편 오 시장의 사퇴 직후 피해자는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달 초 오 전 시장 수행비서의 호출을 받았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업무 시간이었고 업무상 호출이라는 말에 서둘러 집무실로 갔다. 그곳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모습이었지만 피해자의 평가는 달랐다. 피해자는 입장문에서 "오늘 오 전 시장의 기자회견문 일부 문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그곳에서 발생한 일에 경중을 따질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성범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등의 표현으로 되레 제가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고 했다. 그는 "이를 우려해 입장문의 내용을 사전에 확인하겠다는 의견을 수차례 타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기자회견도 예상치 못한 시간에 갑작스레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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