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비대위 결론 냈지만 김종인 ‘임기 무제한·대선까지 전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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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비대위 결론 냈지만 김종인 ‘임기 무제한·대선까지 전권’ 요구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4.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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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 찬성 43% vs 조기전당대회 31%
김종인 "대선 준비까지 전권 안주면 비대위 거부"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체제' 전수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결론났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체제' 전수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결론났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래통합당이 황교안 전 대표 사퇴 이후 일주일 만에 ‘김종인 비대위’로 결론을 냈지만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무제한 임기와 대선까지 전권을 요구하는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8월 전당대회를 더 빨리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인 "전당대회 전제 비대위 거부"

통합당은 이날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인 142명 중 140명 대상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와 현행 대표 권한대행 체제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를지를 두고 설문조사를 한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비대위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내에는 여전히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수습하는 선에서 비대위의 역할과 권한을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이날 설문조사에서도 ‘김종인 비대위’ 찬성이 43%, 조기 전당대회를 열자는 의견이 31%로 집계됐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전제로 한 비대위는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통합당의 결론이 나기 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기 전당대회가 전제된다면 비대위원장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추구하는 목표가 같으면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다들 힘을 합쳐야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각각 개개인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발언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결국은 대선이 확실하게 보일 수 있도록 (비대위) 일을 해주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 해줘야 한다. 대통령 임기가 2년밖에 안 남았고 내년 3~4월 이후부터는 대선 후보 선정 등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통합당내 비대위에 부정적 기류

통합당은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을 통해 김 전 위원장의 수용 여부를 타진해보기로 했지만 당내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이견이 가라앉지 않는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통합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4.15 총선에서 생환한 조경태 최고위원이나 3선에 성공한 김태흠 의원 등 유력인사들의 전당대회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BBS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자유한국당 이전부터) 비대위를 많이 했었다. 그때마다 혁신, 쇄신 이런 말을 많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있느냐”며 “원래 8월로 전당대회가 당헌·당규상 나와 있는데 그 시기에 해도 되고, 한두 달 앞당겨서 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도 지난 19일 심 대행이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비대위원장을 제안하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을 만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 대행의 행위는 무책임한 월권행위”라며 “툭하면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정당이 무슨 미래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김종인은 다를지도’ 기대감

실제 통합당은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2010년 6월 김무성 비대위 △2011년 5월 정의화 비대위 △2011년 12월 박근혜 비대위 △2014년 5월 이완구 비대위 △2016년 6월 김희옥 비대위 △2016년 12월 인명진 비대위 △2018년 7월 김병준 비대위 등 총 7번의 비대위가 있었다. 그러나 이 중 2011년 박근혜 비대위 하나 정도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선택한 김종인 비대위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는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인 김 전 위원장을 비대위 대표로 영입했다. 민주당 김종인 비대위는 당시 친노 핵심 인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안보, 경제 정책에서도 보수적 성향을 드러내며 중도층을 확보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만든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 전권이 주어질 경우 2016과 마찬가지로 당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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