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잠정합의 퇴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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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잠정합의 퇴짜' 공개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4.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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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통신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잠정합의까지 이르렀던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막판에 거절해 좌초됐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부자나라'로 칭하며 분담증 증액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는 당분간 로키(관망위주 절제된 태도)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된 질문에 "그들(한국)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취임하기 전에 한국은 그 비용을 매우 적게 부담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더 큰 비율로 지불할 것을 그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부유한 국가들을 방어해주고 있다"며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그들은 TV를 만들고, 배를 만들고, 무엇이든 만들어 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1년에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그것은 (전체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앞서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협상단은 지난 협정 분담액(1조389억원)에서 13% 총액을 인상하는 내용의 협정안에 합의하고 이를 양국 최고위급에게 보고했다. 미국은 애초 50억 달러를 요구했지만 해를 넘겨 진행된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 요구액을 대폭 낮췄고, 한국 측이 제시한 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합의안을 거부하며 협상은 다시 미궁 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잠정합의 퇴짜' 공개에 일단은 '로키' 행보를 유지할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외교부 내에서는 "지난 10차 협정 체결 당시뿐만 아니라 역대 어느 방위비 협상에서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협상 내용을 반대한다고 언급하지는 않았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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