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세대출’ 매달 2조씩 급증…정부 규제강화 영향
상태바
‘은행 전세대출’ 매달 2조씩 급증…정부 규제강화 영향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4.21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86조2534억원…전달比 2조2085억 늘어
코로나19에 주택 매매·전세자금 대출 ‘주춤’ 예상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정부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최근 2개월간 이례적으로 매월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정부 대출규제 강화와 전세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최근 2개월간 이례적으로 매월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합계는 3월 말 현재 86조2534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2조2085억원 늘었다. 2월 말에도 1월 말과 비교해 2조1292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이처럼 두달 연속 2조원 이상 늘어난 사례는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한 달에 2조원 늘어난 적도 전례가 없었다.

이처럼 2월과 3월 전세자금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에는 정부 대출규제 강화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잡기 위해 고가 주택 매매 규제를 강화하자 전세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전세가격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38만원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2월 155.7로 2016년 11월(164.4)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월에도 155.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수치가 100을 넘어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규제도 한몫했다. 정부는 작년 11월에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게 공적 보증기관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을 제한했다. 이어 올 1월에는 민간 보증으로도 보증 제한을 확대했다.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으므로 고가 주택 보유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은 셈이다.

계약 시점과 잔금 시점 사이에 1∼2개월 시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규제 강화를 앞두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물량이 2월과 3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부동산 규제가 올해 효과를 볼지 주목하고 있다.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와 상관없이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으로 주택거래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가 확정일자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전월세 거래량은 3월 19만9758건으로 전달보다 10.9%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도 줄고, 대출 모집인의 활동도 뜸해졌다”면서 “2분기부터 대출이 많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