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은행주 바닥은 어디?
상태바
‘날개 잃은’ 은행주 바닥은 어디?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4.16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올 1분기 실적 악화 예상
KRX은행지수, 지난 1월 대비 현재 29.7% 하락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KRX은행지수. 자료=KRX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KRX 은행지수. 자료=KRX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은행 계열의 금융지주사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지자 주가가 연초 대비 ‘반토막’이 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난 1월 20일 대비 이날 은행지수 시가총액은 69조2764억3700만원에서 47조7207억500만원으로 약 22조원이 줄었다. 

KRX은행지수도 697.72(1월20일 기준)에서 495.87%(지난 14일 기준)로 28.9% 하락했다. 코스피 은행업지수도 같은 기간 235.26에서 165.34으로 29.7% 떨어졌다.

4대 금융지주사별로 각각 살펴보면, 지난 1월 20일 대비 16일 기준 신한금융 주가는 4만1300원에서 2만8050원으로, KB금융은 4만8300원에서 3만1900원, 하나금융은 3만5100원에서 2만4250원, 우리금융은 1만900원에서 8100원으로 총 30.42%가량 빠졌다.

은행주가 이처럼 하락하게 된 데는 코로나19 사태로 GPD 성장률 둔화 및 기준금리 인하로 올해 1분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6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조8887억원) 6.64%가령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53% 줄어든 8641억원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103억원으로 4.2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도 21.07% 감소한 4850억원이다. 4대 금융지주 중에는 하나금융지주가 감소치가 가장 적었다.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1% 감소한 5373억원으로 분석됐다.

은행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순이자마진(NIM)도 1분기 하락이 전망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인하 등 글로벌 금리하락 분위기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NIM 추가 하락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1분기 하락폭이 다소 확대되어 0.04%p 가량 하락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에 각 금융지주 수장들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4일 자사주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자사주 매입으로, 보유 주식 규모는 7만8127주로 늘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6일 자사주 5668주를, KB금융도 지난 2월 임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바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졌고,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낮아진 상태로 저금리 환경이 고착화될 여지가 커 보인다”면서 “따라서 NIM은 상승보다는 아주 천천히 하락하거나 유지되는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NIM 하락폭이 커지면 다른 손익항목으로 만회하기 어렵다”며 “최근 수년간의 이익증가세는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고, 이자이익의 영향력이 점차 커졌다. 이자이익이 정체되면 순이익이 다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기 어렵고, 증가하더라도 증가율은 매우 낮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