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유동성 공급카드 더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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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유동성 공급카드 더 나올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4.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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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기업어음 시장 불안 지속에 한은 역할 주목
금리는 '동결' 유력...증권사 직접 대출 등 논의 가능성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사진은 금통위를 주재하는 이주열 총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사진은 금통위를 주재하는 이주열 총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과 추가 유동성 공급대책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내린 만큼 금리 조정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 유동성 공급대책을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금통위 정례회의에서는 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동결할 것이란 게 지배적 관측이다.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빅 컷'한 효과와 일명 '한국판 양적완화'인 환매조건부채권(RP) 무제한 매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자며 이번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추가 대응 조치에 나설지 여부다.

시장에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추가 대응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일각에선 한은이 회사채와 기업어음 시장을 중심으로 증권을 매입하는 방식의 시장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회사채나 기업어음 매입 기구를 설립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처럼 한은도 발권력을 동원해 시장안정을 위한 과감한 선제 조치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6일 RP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으로 시중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제공한다는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일부 금융사의 경우 이미 담보 여력이 소진된 상태여서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동반된다.

"신중론 일색이다"라는 일각의 비판에 직면하자 한은은 지난 2일 증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검토한다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추가로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대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이주열 총재는 간부회의에서 “한은법 제80조를 근거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토를 공식화한 만큼 실제 대출 실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한은이 과거 은행 이외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때가 유일하다. 당시 대출 자금은 한국증권금융(2조원)과 신용관리기금(1조원)을 통해 자금난에 빠진 증권사 및 종합금융사에 공급됐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RP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이 지난주 가동했다는 점에서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당장 추가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당분간 정책효과와 시장안정 상황을 지켜보려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우려는 남았지만, 자금시장 경색이 다소 해소되는 기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한은이 당장 이번 회의에서 무언가를 내놓기보다 시장 여건과 1분기 거시지표 등을 좀 더 지켜보고서 추가 대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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