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화물기 띄우고 국내선 늘리고…안간힘에도 “생존 불가능”
상태바
항공업계, 화물기 띄우고 국내선 늘리고…안간힘에도 “생존 불가능”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4.06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사, 여객기→화물기로 교체…LCC는 국내선 운항 늘리며 활로 모색
자구책‧구조조정에도 위기 극복 역부족…항공협회 “항공산업 기반 붕괴”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가 멈춰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가 멈춰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국내 항공업계가 활로 모색에 나섰다. 대형항공사(FSC)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활용 중이고, 저비용항공사(LCC)는 국내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여객부문의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7만859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73만6366명)에 비해 95.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내·국제선을 합한 항공여객 수는 174만3583명으로 지난 1997년 1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공사들은 기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해 활용하고 있다. 매달 나가야 하는 고정비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탓에 궁여지책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에 20여톤의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해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들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현재 14대의 화물기를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달 18일부터 호찌민과 타이베이 노선에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영업을 하고 있다.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 항공기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투입 중이다. 진에어는 오는 13일까지 여객기 하부 전체를 화물칸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인천~타이베이 노선에 투입해 원단, 의류, 전기 및 전자 부품류 등 화물을 총 6회에 걸쳐 수송할 계획이다.

입국 제한 조치 등으로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된 LCC는 국내선 증편으로 손실 줄이기에 나섰다. 에어서울은 기존 주 25회 운항하던 김포~제주 노선을 이날부터 주 32편으로 확대한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다 보니 국내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4월은 평균 85% 이상의 탑승률이 예상돼 증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25일부터 매일 4회 운항 일정으로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김포~부산 노선에 총 92편을 증편한다. 증편 운항으로 늘어나는 추가 공급석은 약 1만7400여석 규모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여객부문의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항공협회가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 피해는 최소 6조4451억원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항공사들은 임금 반납, 유·무급 휴가와 희망 휴직 등의 자구책에 이어 희망퇴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00명 내외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항공협회는 지난 3일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하고 있으며, 84만여명의 항공산업 및 연관산업 종사자들은 고용불안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에 보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운송망이 훼손돼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며 항공업계와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우리 정부도 LCC 대상 3000억원 규모의 긴급융자 등 내용이 담긴 대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항공업계에 대한 금융·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