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금융지주 어닝쇼크 걱정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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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금융지주 어닝쇼크 걱정해야 할 판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4.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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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실물·금융 충격…올 1Q 자회사 실적 부진 예상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잘나가던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어닝쇼크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농협·하나·우리·BNK·DGB·JB·한투·메리츠금융지주 10곳은 2019년 순이익 15조232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로 1년 만에 31%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1분기다. 금감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금융 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원금손실 상품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주요국 주가지수와 국제유가가 추락하는 바람에 원금손실 가능성이 발생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증권사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며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자산 손실, 투자은행(IB) 부문 거래 지연과 취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발생한 ELS와 DLS는 만기까지 기초자산 가격이나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면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거라고 우려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홍콩 항셍지수가 2015년 추락했을 때를 감안하면 투자자 손실은 제한적이었다”며 “그러나 증권사는 헤지 비용 증가로 장기적으로 운용 손실을 보았다”고 했다. 

은행권 수익성도 저금리와 대출 규제로 나빠져왔다.

한국은행이 3월 말 내놓은 ‘2020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2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90%로 한 달 전보다 0.05%포인트 내렸다. 이는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가계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코픽스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해 하락했다.

집단대출 금리(연 2.75%)도 0.19%포인트, 보증대출 금리(연 3.02%)는 0.11%포인트, 일반 신용대출 금리(연 3.70%)는 0.13%포인트 각각 내렸다. 기업대출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떨어진 3.19%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0.16%포인트 낮아진 연 2.96%, 중소기업은 0.13%포인트 내린 3.35%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포괄한 은행권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0.11%포인트 하락한 3.08%로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지주는 1분기는 비이자부문인 환율·파생상품·주식 관련 손실과 자회사인 증권사 ELS 관련 손실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린 영향과 안심전환대출 유동화로 1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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