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코로나발 실업대란 오나?…기업 경영책임은?
상태바
산업계, 코로나발 실업대란 오나?…기업 경영책임은?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4.0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공·자동차·조선·중공업·정유 등 산업계 ‘너도나도’ 구조조정 돌입
코로나 장기화 시 ‘소비위축→생산감소→해고→소비위축’ 악순환 우려
정부 긴급재난지원, 기업 살리기도 위주…고용 측면 대책 마련 절실
기업들의 희망퇴직이 줄을 잇고 잇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지난 3일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업들의 희망퇴직이 줄을 잇고 잇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지난 3일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난이 현실화되면서 산업계에도 실적 악화에 따른 실업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2020년 임원인사 트렌드는 변화보다는 안정에 기반한 성과주의 기조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며 당초 경영책임자들에게 주어진 경영실적 개선이라는 주 업무보다,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과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통한 위기 극복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미·중 경제전쟁 등 전세계적 불확실성 증대로 국내 산업계의 전반적 시황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은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 코로나19로 전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삼성과 LG 모두 대규모 희망퇴직을 감행했었다. 올해는 코닝정밀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항공업계는 이미 항공기 90%가 하늘을 날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NO재팬 운동에 치명타를 입었던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아예 전산업이 셧다운 상태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이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또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 3일부로 45%에 가까운 인력을 정리한다. 항공업계는 이미 무급휴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는 상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생산직 희망퇴직을 통해 약 200여명을 줄일 예정이기로 노사 간 합의했다.

자동차 업계는 3월까지 국내 생산을 유지하며 부품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최소화됐지만, 4월부터 전세계 공장의 셧다운으로 생산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중국발 부품 수급 문제는 해결됐지만, 미국·유럽에서의 부품 수입 문제와 부품업체들의 수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조선·중공업도 희망퇴직이 이뤄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월 4년 만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두산중공업은 희망퇴직에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평균 임금 70%만 주는 휴업 카드도 제시했다.

정유업계 역시 정제마진 적자와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재고 손실로 심각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정유 4사의 영업손실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던 정유업계는 연간 적자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정유 4사는 정기 보수와 감산을 진행 중이며, 에쓰오일은 희망퇴직 설명회를 열며 사상 첫 희망퇴직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또 OCI도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열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러한 상황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시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위험 속에서 공장가동 등 현장 복귀를 강조하는 것은 ‘소비위축→생산감소→해고→소비위축’이라는 경제 악순환 우려 때문이다.

문제는 경영책임자들이 꺼내든 카드가 대부분 희망퇴직 등 인력구조조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노사 간 충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실제 두산중공업 노조는 오너가의 사재 출연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치상태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이 직접적인 현금 지급이나 기업 지원도 좋지만, 고용 측면에서 기업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