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식은 도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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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식은 도박이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3.04.01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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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주식은 도박이다”

최근 동료 기자들과 가진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다.

일반인도 아니고 증권 담당 기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충격은 심했다. 기자마저 주식시장을 '도박판'이라고 평가할 정도니 일반인은 오죽하랴.

실제로 대중들에게 매스미디어를 통해 비춰진 주식시장은 주로 ‘작전’ ‘테마주’ ‘한탕주의’ 등의 단어로 각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작전 세력을 근절시키겠다고 나설 정도니까 말이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기업의 자금조달 시장 역할을 하고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통한 수익 제고란 주식시장의 순기능은 잊혀진지 오래다.

한 전직 프로겜블러는 “도박은 게임에 돈과 욕심이 합쳐진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스피드’ 때문이며, 짧은 시간에 결과가 나와(지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공돈을 벌 수 있어 사람들이 쉽게 중독된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내세운 도박의 정의를 주식시장에 대입하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투자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급등주’ ‘테마주’ 같은 도박과 별 차이없는 투자를 감행하곤 한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이 이 과정에서 돈을 벌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손해를 보거나 심한 경우 깡통을 차게 된다.

많은 개미들이 도박판에서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전직 프로겜블러는 “사람들은 주식투자(도박)가 단순한 확률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너무나 당연한 것을 지나친다. 그것은 정보 분석이다”라며 “고스톱하면 한국 사람들은 ‘3광, 똥은 무조건 먹어라’라고 한다. 이렇게 한 사람 중에 그 판에서 돈을 딴 사람을 보기란 힘들다”고 말했다.

▲ 금융증권부 박동준 기자.
판에 대한 흐름이나 상대 분석을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뛰어들면 결과는 뻔하다.

주식시장에서 맞서야 할 상대는 투자한 기업이다.

그 기업에 대한 아무런 정보나 분석 없이 살아남기를 기대한다면 그것은 타짜 앞에 놓인 초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처음 몇 번은 요행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을 차려 보면 손에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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