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주식시장… "안도랠리" vs "반짝강세"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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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주식시장… "안도랠리" vs "반짝강세" 팽팽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3.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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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제한 양적완화' 韓 '100조 투입카드'에 금융시장 반색
"터닝포인트 아닌 줄다리기" 전문가들 "추세적 상승 불투명"
다우지수가 87년만에 11% 이상 폭등한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미소를 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우지수가 87년만에 11% 이상 폭등한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미소를 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전세계 주요 각국의 잇단 부양책에도 '패닉' 장세를 거듭하던 금융시장이 진정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백약이 무효했던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킨건 결국 부양책의 규모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무제한 양적완화(QE)와 회사채 매입 방침을 발표하는 등 유례없는 경기 부양에 나섰고, 중국도 우리 돈 880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에 우리나라 정부도 금융시장 안정을 포함해 기업구호 자금까지 10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대응카드가 쏟아지자 국내외 금융시장은 일제히 반등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87년만에 다우지수가 11% 넘게 폭등했고, 국내 주시시장에서 코스피는 1700선을 단숨에 탈환했다.

일각에선 전세계 금융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실물경제 타격이 가시화되는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증시의 반등은 ‘일시적인 바닥’에 불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또, 주요 지수들이 ‘실제 바닥’에 언제 도달할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있다. 즉 상황이 악화될 경우 증시가 언제든지 다시 폭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거다.

◆'헬리콥터 머니' 일단 성공적

미국과 한국의 전방위적인 유동성 지원과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코스피 바닥론도 점점 불거지고 있다.

경기침체 공포에 따른 공황매도(패닉셀링)가 멈추고, 일정 부분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25일 미국과 한국의 주가지수 반등과 VIX(변동성 지수)지수선물 하락, 금가격 상승, 달러인덱스 하락 등으로 토대로 시장의 공포가 가라앉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장세에서 벗어났다"며 "정책에 대한 기대가 유입되고, 크레디트 리스크가 제어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성은 3월말~4월초 이후 좀 더 명확해질 전망이나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신용위기 시그널을 상당부분 금융시장이 선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부양책은 미 연준의 회사채 매입이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이라 의미가 있으며, 한국의 부양책은 12년만에 발표된 증권시장 안정펀드와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당초 예상보다 대규모의 정책 패키지"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스피 역시 그간 글로벌 신용경색과 기업도산 우려로 급락세를 보였으나 당분간 생각보다 강한 반등세를 구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가져오는 투자심리 진정효과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기업 신용리스크를 완화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어느 방향으로 옮겨갈지 아직 불확실성이 있지만 이번 조치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심할때 아냐" 비관론 여전 

그러나 그러나 비관론도 상존한다. 단기 증시 반등으로 추세적인 상승 기대를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실물 경제는 얼어붙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도 빠르게 늘고 있어 상승세를 안심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미 경제매체 CNBC 소속 짐 크래머는 "하루짜리 상승세에 불과하다"며 "(화요일) 주가 흐름은 올 하반기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움직임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난 왜 하반기 경제가 좋아질 것인지 알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계적 매수가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랠리를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도 이날 뉴욕증시가 폭등한 것과 관련 회의적인 반응을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의 파나기르초을루 매니징 디렉터는 일시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쇼트 커버링이 상당수 있었을 수도 있다고 봤고, 제임스 맥코믹 넷웨스트마켓 투자전략 헤드는 “심리가 개선된 건 분명하지만, 터닝포인트로 보기보다는 줄다리기에 가깝다. 시장은 앞으로 아주 약해진 경제지표들과 싸워나가야 한다. 위험자산에 대해 중립 의견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은 마찬가지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패닉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순간"이라며 "단기 금융시장 안정기대는 해볼만 하지만 아직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이나 경기 우려 완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달러인덱스 상승 구간에서 금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시장이 단순히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만이 아니라 달러화의 부족이 동시에 반영된 것"이라며 "하지만 금가격이 상승하고,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는 것은 달러 부족 상황이 진정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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