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우려에도 지난달 경기도 주택 거래량 ‘급증’
상태바
부동산 버블 우려에도 지난달 경기도 주택 거래량 ‘급증’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3.23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2월 주택 거래량 5만3407건…1월 대비 40% 증가
법인 주택 매수, 1077건에서 2197건으로 두 배 ‘폭증’
거래량 20배 넘게 증가한 단지도…“주택 구매 미뤄야”
1, 2월 경기도 주택거래량 및 법인 매수량. 경기도에서 거래량과 법인 매수가 증가한 지방자치단체는 군포·평택·오산·화성·부천·안산 등이 있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강남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지난달 경기도 주택 거래량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의 부동산 매입이 두 배 넘게 늘자 투기세력이 경기도 비규제지역에 거품을 만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경기도의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5만3407건. 3만8053건을 기록했던 1월 대비 40% 증가했다. 부동산거래 신고기한이 30일임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3월말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인의 주택 매수가 크게 늘었다. 1월 1077건에 그쳤던 법인의 부동산 매수는 지난달 2197건으로 급증하며 전월 대비 104% 증가했다.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채 5%도 되지 않지만 양도소득세가 적어 소위 ‘단타’에 최적화된 법인들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은 지역 부동산에 거품이끼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 군포가 비규제지역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군포의 주택 거래량은 1389건으로 1월(594건) 대비 134% 증가했고 같은 기간 법인의 매수량은 24건에서 71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평택 부동산 시장도 심상치 않다. 지난 1월 주택거래량은 1887건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859건 증가한 2746건으로 집계됐다. 법인의 매수량도 27건에서 74건으로 174% 급증했다.

이외에도 오산(522→940건), 화성(3507→4492건), 부천(1465→1986건), 안산(2364→3135건)의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법인 매수량은 오산(37→100건), 화성(264→435건), 부천(29→60건), 안산(34→72건) 등으로 나타났다.

거래량 급증은 특정 몇몇 단지 위주로 나타났다. 군포 ‘개나리주공13단지’(1778가구)는 지난 1월 단 4건의 거래가 이뤄지는데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91건의 거래가 이뤄지며 거래량이 약 23배 폭증했다. 이 과정에 지난해 10월 전용 면적 59㎡ 기준 2억5500만원이었던 실거래가는 지난 7일 3억3000만원으로 급등했다.

평택 ‘소사벌호반베르디움’(737가구)도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단지의 거래량은 지난달 42건을 기록하며 지난 1월(3건) 대비 14배나 늘었다. 전용 84㎡ 실거래가 역시 지난 1월 2억9090만~3억3300만원에서 지난달 3억1000만~3억7500만원으로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3억9000만원의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원, 용인, 성남 등지를 규제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3월 주택 거래량을 확인하기 전에는 예단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래량 급등으로 조성된 실거래가에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하다면 4~5월까지는 주택 구입을 미룰 필요가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후 내집마련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