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새 회계기준 도입 연기에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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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새 회계기준 도입 연기에 숨통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3.1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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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SB, 'IFRS17' 시행 2023년으로 늦춰 …업계 “제로금리 상황이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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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하면서 보험업계가 자본확충 부담을 덜게 됐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보험업계가 최근 제로금리로 보험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 시기가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연기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IFRS17 시행에 따른 충격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사회를 열고 IFRS17 도입 1년 연기 안건을 IASB 위원 14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나머지 1명은 반대, 1명은 부재다. 기준상 9명 찬성하면 가결된다. 기준상 9명 찬성하면 가결된다. IASB는 IFRS17 보험계약의 최종 개정 기준서를 오는 6월 말 공표할 예정이다.

IASB가 IFRS17 도입을 1년 미룬 것은 일부 보험사의 전산시스템 개발 준비가 미흡하고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를 감독하는 금융당국 체계와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담긴 ‘스태프(Staff) 페이퍼’의 영향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사회를 앞두고 공개한 스태프 페이퍼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이 담겨 이사회에서 수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IFRS17도입 시기는 2018년 11월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당초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지만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보험사의 요청에 따라 1년 미뤄졌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IFRS17 시행은 총 2년 연기된 것이다. 

IFRS17가 시행되면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의 장부상 부채(앞으로 고객에게 줘야 할 보험금)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한 현 시점에 IFRS17이 도입되면 과거 5~6%대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들은 상품 가입자들에게 줘야 하는 이자를 모두 부채로 계산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운데 5% 이상의 고금리 상품 비중은 60%가 넘는다. 지난해 말 자산운용수익률이 3.5%임을 감안하면 심각한 역마진이다.

이처럼 부채가 많아지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하게 돼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새 회계기준 도입 연기는 보험사들에겐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전산시스템 개발에 대비할 시간을 확보한 셈이니 희소식인 셈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역마진 부담을 낯춰줄 공동재보험, 재매입, 계약이전제도를 다음달부터 도입해 보험부채 구조조정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기준금리 마저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되면서 중소형사뿐 아니라 대형사도 이익을 내기 더 어려워진 실정”이라며 “이런 어려운 시기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국내 생보사들은 IFRS17 도입시기가 1년간 연장되면서 준비기간이 추가 확보된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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