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5인 회동 보름만 비례정당 투표...명분은 "통합당 편법 응징"(종합)
상태바
與 5인 회동 보름만 비례정당 투표...명분은 "통합당 편법 응징"(종합)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3.11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해한국당에 "가짜정당"이라더니 말바꾸기
"명분이야 만들면 된다" 5인회동 논의 현실화
비판 염두 '비례의석은 소수세력에 양보' 명분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 외부에 만들어진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12~13일 전당원 투표에 붙이기로 했다. 사실상 비례정당 합류 결정이다. 민주당 실세 5인방 회동에서 비례정당 창당 추진을 논의한지 보름만에 민주당의 비례정당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두고 “가짜정당” “꼼수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신들의 비례정당에 대해서는 “반칙과 편법을 저지르는 통합당 응징”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와 관련, 5인 회동에서는 비난 여론이 우려되자 “명분이야 만들면 된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비례의석은 소수세력에 양보 명분

민주당은 11일 최고위 회의를 열어 전당원 투표 방침을 최종 결정했다. 회의 직후 제윤경 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일(12일) 오전 6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21대 총선 경선 선거권을 가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전당원 투표는 ‘비례연합정당 합류 여부 찬반’을 묻는 1개의 문항으로 진행된다. 전당원 투표에서 찬성으로 가결될 경우, 협력 세력은 추가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 비례정당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만큼 전당원 투표에 붙이는 자체가 비례정당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대표는 비례정당의 정당성과 관련해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석을 하나도 추가하지 않고 앞 순위는 소수정당에 배정하고 뒷 순위에서 가치 있는 역할을 하겠다”며 “우리의 목적은 (준연동형 선거제) 취지를 살리고 반칙과 편법을 저지르는 통합당 응징”이라고 말했다. 비례정당을 통한 의석수 추가확보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니 떳떳하다는 이야기다.

▮이낙연도 말바꾸기 “우리가 만든다는 게 아니다”

이는 과거 비례정당의 출현을 비판해 왔던 이낙연 전 총리 역시 마찬가지.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비례당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례정당 합류를 정당화했다. 이와 관련, 앞서 중앙일보는 지난달 26일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전해철 당대표 특보단장과 홍영표·김종민 의원 등 민주당 실세들이 마포구 한 식당에서 비례위성정당 창당 추진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논의에서는 민주당에 쏟아질 비판과 관련해 “명분이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관련인들은 해당 보도의 내용을 부인했으나, 이후 상황은 이들의 논의대로 흘러왔다.

▮진중권 “선거결과와 무관 민주당 망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에 진보진영에서도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정의당 선대위 고문으로 위촉된 ‘진보 원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통합당의 위성정당은 민주주의 파괴이자 정당 파괴”라며 “그러나 그에 맞서 얄팍한 수를 쓴다면 ‘강도냐 아니면 도둑이냐’ 논쟁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비례연합정당 합류를 거부한 정의당을 응원하며 “선거결과와 상관 없이 민주당은 망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 “친문을 중심으로 한 탐욕스러운 이익공동체뿐”이라며 “이들은 못된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대신 갖은 허위와 날조와 왜곡으로 범죄가 정의로 통하는 대안적 현실을 창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졸지에 수꼴당이 두 개(민주당과 통합당)가 생겨버렸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친문 세력과 함께 했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도 “이 정부는 과거의 어떤 정부와도 다르다”며 “이 집단에서는 노무현마저도 설 곳이 없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