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회항·美 대구여행금지...한국 국제적 고립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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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회항·美 대구여행금지...한국 국제적 고립 심화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3.01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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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가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임시 불허함에 따라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인천으로 회항했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정부가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임시 불허함에 따라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인천으로 회항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국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1일 현재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 국가들의 수는 유엔 회원국(193개국)의 3분의 1을 넘어 절반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베트남을 비롯해 한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의 입국제한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마저 대구에 대한 여행전면금지 조치를 취하고, 한국발 입국자 제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한국발 입국자를 전면 또는 일부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주로 방역 역량이 부족한 군소국가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한국과 교류가 많은 인근 아시아 주요국들이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가인 중국은 지방정부 주도로 입국절차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날까지 △광둥성 △랴오닝성 △산둥성 △산시성 △상하이시 △쓰촨성 △장쑤성 △지린성 △톈진시 △푸젠성 △헤이룽장성 △섬서성 등 12곳으로 늘었다. 또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은 지난달 27일부터 직전 14일 이내에 대구시와 청도군에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며, 홍콩과 몽골 등은 한국발 입국자를 전면금지하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14일 이내 대구·경북에서 입국하거나 경유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지난달 25일 중단시키면서 15일 무사증 입국 조치도 임시 중단했으며 한국발 입국자의 자가격리 조치도 취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날 베트남 당국은 하노이로 향하던 한국발 여객기의 착륙장소를 갑자기 변경해 아시아나항공 OZ729편이 이륙 후 40분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트남은 호치민공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조치를 취하는 등 사실상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금지 수순에 들어갔다.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한국과의 교역규모가 크고 지난해 한국이 최대투자국일 정도로 한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의 핵심파트너로 삼고 베트남에 공을 들이면서 국내 기업의 투자가 더욱 늘고 있는 상황. 이에 우리 정부가 "실망감"을 표현하며 항의했지만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가 "외교보다는 방역"이라며 우리 정부의 항의를 일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시아와 달리 미국이나 서유럽 국가 대다수는 아직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미 국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구 지역에 한해 4단계 '여행 금지' 경보를 발동했다. 대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3단계 '여행 재고'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발 입국금지 발표는 없었지만 로이터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중국에 대해 시행한 입국금지 조치를 한국에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도 "우리는 코로나19로 가장 충격을 받은 지역에서 오고 가는 여행의 수치를 더 낮추길 희망한다. 이것이 기본적 억제 전략"이라고 말해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가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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