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에 새바람 넣고 있는 ‘해외파’ 신학철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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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에 새바람 넣고 있는 ‘해외파’ 신학철 부회장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2.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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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사원으로 시작, 수석부회장 지낸 글로벌 리더
작년 LG화학 합류 후 ‘원칙’ 강조하며 새바람
SK이노베이션 특허 소송 주도로 존재감 드러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LG화학이 1년 가까이 지속해온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소송전을 진두지휘한 신학철 부회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 합류 후 추진력 있는 소송전 진행은 물론 비교적 조용하고 드러나지 않는 LG 특유의 사내 분위기까지 역동적인 쪽으로 변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신 부회장은 화학업계에서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물로 통한다. 1984년 한국 3M에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1995년), 3M 미국 본사 산업용 비즈니스 총괄 수석 부사장(2005년)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2011년)을 지냈다.

LG화학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작년 6월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첫 임원 워크숍에서 “기업은 고객과 주주, 임직원, 사회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며 “타협할 수 없는 가치관을 조직에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의 ‘원칙’에 대한 강조는 지난해 4월 여수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태때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당시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LG화학의 경영이념에 반하는 사태였으며, 어떠한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다”고 밝히고 여수공장을 폐쇄 조치해 여론을 진정시켰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에 온 뒤 정보전자사업본부와 재료사업부 합병, 첨단소재사업본부 출범, 듀폰 솔르불 OLED 사업부문·바스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 인수전 참가 등 짧은 시간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 중 가장 굵직한 사건은 역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법원에 제소한 것이다.

미국에서 오래 근무하면서 현지 기술 분쟁 시장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신 부회장은 기업 소송 분야에서 여러번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3월 중견기업 이녹스첨단소재를 향해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법원 등에 제소할 당시 막대한 소송비용과 시간을 우려해 소 제기를 말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신 부회장이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에 역동성과 글로벌 감각을 입히는 중이다. 현장 경영을 중시해 오창, 파주, 대산공장 등 국내 사업장을 비롯해 독일, 폴란드, 중국, 미국 등 해외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국제 기준에 맞는 윤리, 문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경쟁해야 한다는 철학도 사내에 이식했다.

신 부회장의 행보에 대해 사내에서는 대체로 글로벌 기업 3M에서 익힌 글로벌 역량을 LG화학에 제대로 이식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신 부회장의 꿈도 LG화학을 3M처럼 키우는 것이어서 그의 다음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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