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코로나 장기화되면 장기불황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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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코로나 장기화되면 장기불황 배제 못해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2.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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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제마진 일시 개선됐지만 지속될지 미지수
정유4사, 3~4월 고비…코로나 19 여파 예의주시
국내 정유사들이 작년 정제마진 하락에 코로나 19 악재가 겹쳐 불황에 시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정유사들이 작년 정제마진 하락에 코로나19 악재가 겹쳐 불황에 시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실적 부진 속에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기불황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달이 고비로, 코로나19가 국제적으로 진정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조선업 불황 당시 진행된 것과 같이 구조조정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공시된 국내 정유 4사의 지난해 수익성 실태는 참담한 수준이었다. 4사 모두 매출과 수익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12월에는 오히려 석유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일 정도로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수익성을 들여다보면 SK이노베이션은 1조2693억원(이하 전년 동기 대비 -39.6%), GS칼텍스는 8797억원(-28.7%), 현대오일뱅크는 5220억원(-21%), 에쓰오일은 4492억원(-29.8%)이었다.

정유4사의 무더기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정제마진 악화로 인한 정유사업 부진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휘발유·경유·나프타·항공유 등) 가격에서 비용(원유가격+정제비용+운임비 등)을 뺀 것으로 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한다.

업계는 정유사들이 최근 수익 다각화를 위해 비중을 크게 늘린 화학사업에서 제품 마진이 악화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으나 가장 큰 문제는 주력 사업인 정유부문 부진에서 찾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은 정유부문이 적자 전환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제마진이 반등 기미를 보였다는 점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월 평균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3.2달러로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달러 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플러스 전환됐다.

글로벌 정제설비의 17%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정제설비가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받아 공급과잉이 일부 해소됐으나 석유제품의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은 영향도 있다. 이에 두바이유는 지난주 기준 배럴당 55.23달러, 서부텍사스유(WTI)는 같은 기간 52.05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이는 올 들어 15.9%, 14.9% 각각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이같은 신호가 불황의 끝을 나타내는 신호일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가 생각보다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중국에서의 수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가 중국에 수출하는 비중은 20%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최근 에쓰오일이 일부 50대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는 등 실적 하락에 따른 여파가 구조조정으로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코로나 19 영향이 어느정도 미칠지는 3~4월이 고비인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우려로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으나 중국(Sinopec 및 Teapot Refinery 등)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제품 공급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하며 2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한 악재가 지속되면 정제마진이 분기점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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