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세훈 vs 고민정 빅매치 광진을은 중국인 유학생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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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오세훈 vs 고민정 빅매치 광진을은 중국인 유학생 비상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2.23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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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 거리엔 3월 문 닫는 가게도
지난 21일 오후 건국대 인근 양꼬치 거리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평소 북적이던 거리가 인적을 찾기 힘들다. 일부 가게는 3월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박지민 기자
지난 21일 오후 건국대 인근 양꼬치 거리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평소 북적이던 거리가 인적을 찾기 힘들다. 일부 가게는 3월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조현경 기자] 지난 21일 오후 기자가 찾은 서울 광진구을 선거구의 양꼬치 거리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코로나19 안전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귀국이 시작된 중국인 유학생들을 염두에 둔 듯 ‘귀국 후 이것만은 꼭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강조됐다. 광진구을 선거구는 한복판에는 건국대가 있고, 한양대도 인접해 있어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다. 그래선지 거리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긴장감이 흘렀다. 행인들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특히 평소 이른 저녁부터 손님들이 북적이던 양꼬치 거리는 가게마다 손님 하나 없이 적막감이 흘렀다. 일부 가게는 3월까지 영업을 중단한다고 했다. 평소라면 3월은 개강으로 손님맞이에 바쁠 때지만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광진구을은 이번 총선에서 종로 다음가는 최대 격전지로 꼽히며 주목을 받는 곳이다. 미래통합당은 유력한 차기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오 전 시장에 대한 대항마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낙점했다. 오 전 시장은 추미애 의원이 15·16·18·19·20대 5선을 하며 민주당의 텃밭이 된 이곳을 공략해 수도권 바람몰이의 주역이 되어야 하고, 고 전 대변인은 오 전 시장의 바람을 막아 텃밭을 사수해야 하는 처지다.

통합당의 험지이지만 오 전 시장으로선 해볼만한 싸움이다. 일찌감치 지난해 1월부터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기반을 다져왔고, 조국 사태를 거치며 대학생들 사이에서 공정 이슈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지역구는 대학생을 포함해 2030 유권자의 비율이 40%를 넘는다. 고 전 대변인 정치경험이 전무한 데다 너무 늦게 뛰어들었다는 점도 유리한 환경이다. 그렇다고 고 전 대변인이 마냥 불리한 것도 아니다. 광진을은 추 의원이 20여 년 동안 다져놓은 민주당 텃밭인데다 고 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을 직접 활용할 수도 있다. 게다가 선거전이 열전에 돌입하면 단순한 후보 간 경쟁을 넘어 진영 간 맞대결로 흐르게 된다. 흥행에 성공할수록 광진을은 양 진영 간 일대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광진을 선거전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인 유학생이 귀국하면서 이 지역은 비상 상황이다. 건국대 인근 커먼그라운드는 주말이 시작되는 이날에도 인적이 끊겼다. 가끔 마스크를 쓴 채 사진을 찍고 자리를 뜨는 외국인들이 전부다. 입구에 놓인 손 세정제가 이곳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인근 병원에서는 출입문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열 감지 센서로 출입하는 사람들을 걸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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