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대책, 수원은 잡겠지만 인천 풍선효과 키울듯
상태바
2·20 대책, 수원은 잡겠지만 인천 풍선효과 키울듯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2.23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원, 매수 문의 감소·호가 조정 양상 보여
인천, 비규제지역·교통호재로 매수세 유입
정부가 2·20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투자 열기가 수원에서 인천으로 옮겨가는  등 또다른 풍선효과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20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투자 열기가 수원에서 인천으로 옮겨가는 등 또다른 풍선효과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정부가 수원 영통·권선·장안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2·20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인천 등 풍선효과 후보지를 찾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규제가 시작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등은 부동산 대책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반면 비규제지역인 인천은 서울 접근성이 높거나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등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가세하며 풍선효과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원은 영통·권선·장안구가 신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며 매수 문의가 크게 감소하고 매매·분양권 호가가 떨어지는 등 조정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호가가 9억원까지 치솟았던 수원 권선구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2017년 준공)’ 전용 84㎡는 대책 이후 7억5000만~8억5000만원으로 조정되고 있다. 이 단지는 분당선 예비타당성 발표 직후인 지난달 23일 7억7000만원(14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2·20 부동산 대책 이전부터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유력시되면서 지난 18일 7억500만원에 매매됐다.

금곡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규제가 가해진만큼 호가가 조정되고 있고 대책 이전보다 매수 문의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원 지역은 규제로 거래가 위축돼 그간의 과열양상이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대출 규제 강화로 갭투자 등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고,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탓에 실수요자들도 추가 대출에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며 “이번 규제로 수원지역 집값은 당분간 약보합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 이후 또다른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인천이 꼽히는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와 지하철 7호선 개통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인천지역 1월 아파트 거래량은 5066건으로 지난해 1월 2390건보다 2.1배 늘어났다. 지난해 12월에는 4794건이 거래되며 지난해 처음으로 4000건을 넘어섰고 연간 평균 거래량인 2943.5건을 훌쩍 넘어섰다.

인천 지역 중에서도 청라신도시와 루원시티 등이 위치한 서구, GTX-B 노선 호재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 지하철 7호선 연장 호재가 발생한 부평구의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구와 연수구, 부평구는 지난 1월 거래량이 1년 전 대비 각각 2.9배(394→1179건), 2.8배(316→892건), 1.8배(495→926건) 늘어났다.

인천의 외지인 투자의 경우 지난해 1월엔 23.9%였으나 지난 1월엔 26.2%로 증가했다. 특히 부평구가 인천에서 외지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집계됐는데, 지난 1월 총 926건 거래 중 280건이 외지인 투자로 30.2%나 차지했다.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0.30%로 지난주(0.11%)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감정원은 “교통호재가 있거나 서울 접근성이 양호하고 주거쾌적성이 높은 지역 위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연수구는 송도동 위주로 오르면서 전주 대비 0.66% 급등했다. 서구는 가정동과 청라신도시 위주로 0.36% 상승했고 부평구는 삼산·청천동 위주로 0.35% 올랐다.

실제 인천 서구 청라동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뜰(준공 2018년)’ 전용 95㎡는 작년 10월 거래된 6억1000만원(26층)이 최고가였는데, 이달 2억7000만원 뛴 8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을 뒤집어 썼던 인천 검단신도시도 최근 분양권에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됐다.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 4억4208만원(5층)에 팔렸는데 분양가가 3억90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000만원 이상 뛰었다.

임기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은 비규제지역이면서 아직 집값이 낮은 편으로 상승여력이 있는데다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주택 공급도 많은 지역”이라며 “7호선 연장 등 교통 호재가 반영되고 있고, 최근의 신축 아파트 중심의 상승세가 인천까지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