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돌려막기 권하는 리볼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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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빚 돌려막기 권하는 리볼빙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2.2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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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장사’ 변질된 리볼빙…카드사용 남발도 한몫
24일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시켜 갚을 수 있는 리볼빙 서비스가 과소비를 부추긴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4일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대금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로 이월시켜 갚을 수 있는 리볼빙 서비스가 과소비를 부추긴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2018년 신용카드 지출이 생각보다 많아졌다. 이에 여유자금이 없어 카드사에 리볼빙 서비스를 문의하니 약정금액 또는 최소금액이상 납부하면 결제대금이 미납되지 않고, 이월(연기)되니 완납 가능할 때 이월된 금액은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신청했다. 이에 박모씨는 “최소 금액 이상만 납부하면 되니까”라는 생각에 자신의 소득을 생각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됐다. 

그 후 박모씨는 이월됐던 30만원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 이월금액이 어느새 1000만원 됐다. 또 매달마다 리볼빙 이월 원금에 대한 수수료 15만원 가량을 카드대금과 함께 납부하게 돼 급여로 이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이처럼 리볼빙 서비스가 카드사의 `덫'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91조1000억원이다. 2분기(88조7000억원)에 비해 2조4000억원 늘어났고, 1분기(88조2000억원)에 비해 2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86조7000억원)와 비교해서는 5.1%(4조4000억원)가 늘었다. 올해 1분기 판매신용 잔액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8.8%, 2분기는 6.7%씩 각각 증가했다.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사용액 중 미상환 잔액을 의미한다. 따라서 판매신용이 증가했다는 것은 갚아야 할 빚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리볼빙 서비스(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는 카드이용금액의 일정 비율만 결제하면 잔여 결제대금 상환을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드사는 안정적으로 이자수입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은 기간 내 대금 결제를 못해도 연체 없이 상환을 연장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결제 대금이 100만원이면 리볼빙 결제비율이 50%라면 잔고가 넉넉하더라도 50만원만 결제되고, 나머지 50만원은 다음달로 이월된다. 이후 고객은 50만원에 대한 수수료도 함께 납부해야 한다. 단, 일시불만 적용되고 다른 할부‧현금서비스‧ 카드론 항목에선 미적용된다. 

문제는 리볼빙을 받았다는 사실은 문제가 없지만, 이번 달에 결제할 금액을 다음달로 미뤄 '미도래 금액'이 발생할 경우 신용 평가 시 상환능력 평가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해당 서비스 이용 고객은 “이 서비스는 어찌됐든 갚아야할 돈이 미뤄지는 거다. 저신용자가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면 원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용시 서비스의 부가 조건을 상세히 물어 봐야한다”고 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리볼빙(일시불) 수수료율은 연 5~24%로 나타났다. 수수료율은 개인 신용등급, 대손비율 등에 따라 차이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연 5~6%로 광고하고 있지만, 이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람은 최고 신용등급을 갖춘 극소수에 불과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단기로 이용 시 유용하지만 이월 시 신용도에 영향을 주고, 이월된 금액에 수수료가 발생된다”며 “고객마다 차등 이자를 받아 고금리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카드를 발급할 땐 리볼빙 서비스를 꼭 포함시키려는 추세”라고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리볼빙 서비스는 당장의 상환부담이 줄어들지만 향후 상환 부담이 가중돼 최종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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