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 대구....中우한 축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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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규환' 대구....中우한 축소판
  • 임유정 기자
  • 승인 2020.02.2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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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폭증으로 음압 병상 확보에 비상
경제 직격탄… 비상경영 및 휴점 이어져
대구 시민 기피하는 현상에 공연취소까지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청라언덕역 부근 도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마스크 쓴 시민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20일 오후 대구시 중구 남산동 청라언덕역 부근 한산한 도로 위 마스크 쓴 시민이 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자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무더기로 받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이른바 ‘신종 코로나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대구 곳곳을 마비시키면서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의 축소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전국 29곳이다.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을 뜻하는 음압 병실은 총 161곳, 병상은 모두 합쳐 198개에 불과하다. 대구의 경우에는 54개 병상이 있다.

문제는 전체 확진 환자에 70% 가까운 숫자가 몰려 있는 대구·경북에 이들을 수용할 음압 병실과 병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에 있다. 최근 대구의료원은 기존 10개의 음압 병상에서 7개 병상을 추가로 만들었다고 전했지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시시각각 늘어나는 의심환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구시는 경북 지역 내 음압 병상을 최대한 가동하는 한편, 확진 및 의심 환자를 주변 의료기관으로 분산하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필요시 타 시·도나 감염병관리기관 시설까지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자구안을 두고도 진행은 더디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대구 일상 곳곳이 마비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경북 지역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은 비상에 걸렸다. 가짜 뉴스 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사태가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경우에는 임시 휴점을 결단했다. 시내 식당 곳곳에는 파리만 날리면서 대구 시민들은 코로나19가 야속하기만 하다.

가장 큰 문제는 대구 지역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면서, 대구 지역 시민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감정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물론 시험응시와 마라톤대회 참가 제한 등의 실질적인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원망과 비난이 화살이 꽂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국 우한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국마라톤협회는 다음 달 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여는 ‘이봉주와 함께 달리는 삼일절 기념 마라톤대회’에 대구·경북·경남 신청자는 참가하지 말아 달라고 전화로 연락을 하면서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대구 지역 내부적으로도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 역시 포착되고 있다. 시민들의 공포 역시 정점을 찍는 분위기다. 앞서 대구 신천지 확진자인 31번 환자는 코로나19 검사 권유를 두 차례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여기에 일부 확진자를 중심으로 동선을 숨기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대구 특별재난지역 선포하자고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대구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3월 대구에서 예정된 '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 인(in) 대구' 공연도 취소된 바 있다. 18일 기재된 ‘대구시 K팝 콘서트취소요청’이라는 글에는 하룻 만에 1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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