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무의미해진 확진자 카운팅, 정부 대응지침 강도 높아져
상태바
[코로나19 비상] 무의미해진 확진자 카운팅, 정부 대응지침 강도 높아져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2.20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규 확진자 무더기 발생… 대응지침 개정 ‘장기화’ 대비
감염 의심될 경우 해외 여행 이력과 관계없이 검사 시행
원인불명 폐렴 등으로 병원 입원 환자 격리도 후 검사
확진자 ‘밀접’ 접촉 시 진단검사 '음성' 나와야 격리해제
20일 오전 대구시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일 오전 대구시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한동안 주춤했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이력이 없거나 확진자와 접촉을 하지 않은 ‘원인불명’ 확진자가 하루 동안 수십명씩 발생하는 등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지침 강도를 높이고 사실상 ‘장기화’ 태세에 돌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대응지침을 개정해 20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후 사례 정의를 거듭 손보면서 방역망을 넓게 펼쳐왔다. 사례 정의란 감염병 감시·대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정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은 정부에서 좀 더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지역사회 감염 사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조치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특히 증상 없이 초기에 전파가 잘 일어나는 코로나19의 특성을 반영해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새로 바뀐 지침에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감염이 의심될 경우 해외 여행 이력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방문력을 따질 때는 홍콩·마카오를 다녀온 사람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하도록 안내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중국 후베이성에 방문한 사람의 경우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검사를 하도록 했다. 정부는 지난 7일부터는 중국 본토를 방문한 사람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바꿨고, 이번에는 홍콩과 마카오까지 검사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의심환자 뿐만 아니라 조사대상 유증상자도 진단검사 대상으로 했다. 코로나19 발생 국가 지역을 방문하고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다. 또, 의사가 코로나19로 의심하는 환자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부장은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방문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사를 진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면서 “의사소견에 따라서 입원이 필요한 원인불명 폐렴인 자를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해 선제격리하고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행국가를 다녀와 증상이 있는 분과 접촉한 사람들,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정도의 폐렴 등도 모두 검사할 수 있도록 사례정의를 확대했다.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음압병실 또는 1인실에 격리한 후 코로나19 검사를 수행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확진자의 접촉자 격리 해제 기준도 강화했다. 그동안 접촉자들은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보건당국으로부터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받다가 증상이 없으면 격리와 감시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이제는 접촉자도 증상이 없더라도 의료인, 간병인, 확진자의 동거인, 기타 역학조사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격리 13일째 코로나19 검사를 해야한다. 이 검사에서 ‘음성’을 받아야만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다.

특히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 대응지침 개정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논의 중인 폐렴 전수조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 부장은 “해외 방문 이력 등 역학적 노출을 고려하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새로운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역사회 전파에 대응하기 위해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구시의 상황 관리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대구시에 질병관리본부 즉각대응팀 18명, 중수본 소속 6명을 파견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병상 부족 문제 등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 직원 28명으로 구성된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도 현지에 파견됐다. 지역 내 진단검사 수요 증가에 따라 선별진료소 8개를 추가해 총 22개를 운영할 계획이며, 공중보건의사 24명을 추가 배치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추가로 발생해 지역 내 음압병상이 부족해질 경우, 감염병 전담병원을 지정하거나 격리 병상을 보유한 인근 지역 의료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적으로는 진단검사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지역사회에서의 전면적인 노력을 통해 환자를 최대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에 집중하면서 중증환자는 세심하게 돌본다면 큰 피해 없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