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임대인이 주택 보증금이나 전세를 활용해 주택을 구입할 경우, 향후 매매가격 둔화 시 ‘갭 투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스자산운용 리서치센터는 19일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관계를 분석한 ‘국내 주택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임대인이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 보증금이나 전세를 통해 투자금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10억의 주택을 산다고 할 때, 자본 6억에 대출 4억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 자본 3억에 전세금 5억, 대출 2억을 더하는 식이다. 주택 매입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들수록, 매매가 상승에 의한 수익률은 증가한다. 수익은 같지만, 투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매가격 상승이 둔화될 때 나타난다.
매매가 상승이 둔화되면 임대인은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에 전세금을 상승시켜 투자금을 돌리거나 전세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려 수익을 보전하려는 반전세가 나타난다. 세입자의 입장에서도 매매가격 상승이 둔화되면, 자산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매보다는 전세로 살려고 한다. 결국 임대인과 세입자의 영향으로 매매가격 상승이 둔화될 때 전세가격은 상승하고, 반전세가 나오게 된다.
서울 아파트 전세-매매가격 지수를 살펴보더라도 매매가격 상승이 둔화된 시기에 전세가격이 높은 상승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이 높게 상승하면 결과적으로 갭투자의 요인을 제공하게 돼 결국 매매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보고서는 전세와 매매의 관계가 전세 비중이 높고, 월세 대비 보증금 비중이 높은 아파트에서 강하게 나타나며,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오피스텔 순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와는 다른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전세구조가 매매 및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고 공급적인 측면에서 고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보고서는 국내와 해외의 주택 보증금 성격에 대해 비교했다. 해외의 보증금은 원상복구나 임대료를 미납하였을 때 보증수단으로, 월 임대료 대신 임시로 지불하는 임대료의 수단이다. 또 해외의 경우 보증금이 월임대료의 1~3배 수준이지만, 국내는 월임대료의 40배 이상, 심지어 보증금만 있는 전세가 일반적이다. ‘국내 주택시장 분석’ 보고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지스자산운용 홈페이지 ‘리서치 - 인사이트’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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