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마다 “라임사태에 증권사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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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마다 “라임사태에 증권사 가시밭길”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2.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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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 중단된 라임펀드 증권사 12개사에서 8500억원 판매
당국 현장 조사에, TRS 회수 불확실성까지…판매회사도 손실 불가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과 대규모 투자 손실 사태가 증권사의 사업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 12개사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자펀드 판매규모(TRS 제외)는 8533억원이다. 이들 펀드는 개인과 법인에 각각 4164억원, 4370억원 팔렸다.

증권사별로는 신한금융투자가 3248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신증권(1076억원) △메리츠증권(949억원) △신영증권( 890억원) △KB증권(681억원) △한국투자증권(483억원) △삼성증권(407억원) △키움증권(285억원) △유안타증권(229억원) △NH투자증권(183억원) △미래에셋대우(90억원) △한화투자증권(12억원)순이다.

신평사는 증권사가 수익을 내는데 있어 투자자 신뢰가 최우선임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태에 따른 평판 하락이 사업위험으로 확대 된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특히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려 노력하는 대형 증권사의 사업 위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금 규모에 따라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도 투자자뿐만 아니라 라임펀드를 판매한 판매회사들도 사업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라임펀드 판매 잔액 자체가 많은데다 무역금융펀드에 TRS까지 제공해 다른 증권사보다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높은 상황이다.

TRS는 계약 상으로 선순위 회수가 가능하다. 다만 감독당국이 신한금투가 라임 자산의 부실은폐·사기혐의를 인지하고도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판매사들도 TRS 계약 증권사에 내용 증명을 발송하는 등 법적분쟁이 가속화해 선순위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만약 신한금투가 TRS를 선순위로 회수하지 못하게 될 경우 지주사인 신한지주의 예상손실액이 2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신한금투 TRS에 대해 57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는데 이는 무역금융펀드 회수율이 50%에 불과하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무역금융펀드 6000억원 중 고객예치금은 2400억원이고 신한금투 명의 투자분은 3600억원. TRS가 선순위로 회수될 경우 신한지주 570억원, 고객은 100%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분석했다.

환매 자금 회수를 둘러싸고 펀드 판매 증권사 간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증권업계는 전반적으로 혼란에 휩쌓였다. 금융감독원도 사태 해결을 위해 다음 달부터 라임자산운용 펀드 불완전판매 문제와 관련 현장 조사를 벌인다. 특히 금융당국은 무역금융펀드 운용·설계 과정에서 실제 사기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피해 관련 고소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은 피해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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