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여당, 위기인줄 몰라...진보진영 정치문화 함정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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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여당, 위기인줄 몰라...진보진영 정치문화 함정 빠져"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2.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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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정부와 친문세력에 대한 비판을 이어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위기인데 위기인 줄도 모른다"며 "지지자들을 포함해 진보진영의 정치문화 자체가 함정에 빠졌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진 전 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장나도 단단히 고장났다. 위기인데 위기인 줄도 모른다"며 "의원들은 그저 제 공천만 바라보며 당이 어떻게 되든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문제의식을 가진 극소수 의원들마저 괜히 쓴소리 했다 극성스런 친문 지지자들에게 '양념' 당할까 두려워 말을 못한다. 양념보다 더 두려운 것이 그들이 권리당원으로 조직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원래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파시스트화한 군중이 대의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정은 물론이고 지지자들을 포함한 진보진영의 정치문화 자체가 함정에 빠져버렸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안에서 비판을 못하면, 밖에서라도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극성지지자들이 집단으로 양념질을 해대는 바람에 밖에서도 비판을 못한다"며 "페이스북에 '좋아요' 누르는 데도 주위 눈치를 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상황이 이 지경인데 민주당은 그냥 손 놓고 있다. 아니, 이 상황을 즐긴다"며 "다수의 지식인이 기가 죽어 침묵하는 사이에 일부는 이 대중독재의 흐름에 기회주의적으로 편승하거나, 혹은 아예 어용선동가가 되어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그 공으로 돈도 벌고, 공천도 받는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절망적인 것은 이게 문제라는 것을 인식조차 못한다는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은 철저한 자유민주주의자였었으며 시대정신을 대변했기에 아직까지 우리에게 사표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분들은 젊은 386들을 데려다가 자유주의의 틀내에서 자기 뜻을 펼치게 해주었으나, 그들이 어느덧 586주류가 되어 대통령을 만들었고 그 대통령을 과거 운동권 시절의 낡은 정치문화에 가둬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당정을 장악하다 보니 이 나라 정치문화가 졸지에 80년대 운동권 문화에 물들어 버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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