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비상] 中 언론 통제로 사태 확산…리원량·천추스는 ‘국민영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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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비상] 中 언론 통제로 사태 확산…리원량·천추스는 ‘국민영웅’으로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2.13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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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비리 게이트 이후로 강화된 언론통제
8대 보도통제 대상에 ‘전염병 전파’ 포함돼
中지식인들 ‘검열·감금’ 더 이상 업도록 촉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 알리고 숨진 의사 리원량.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 알리고 숨진 의사 리원량.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중국 당국이 낯빛을 흑색으로 만드는 ‘흑색 공포’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질병확산에 대한 언론을 통제해 이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간을 놓쳤다는 비판적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현재 국내외 네티즌과 언론들은 이러한 흑색 공포를 핑계로 탄압적 행위를 펼친 중국 당국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자 한 고(故) 리원량 의사와 시민기자 천추스를 국민영웅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들려오고 있다.

흑색 공포란 시진핑 국가 주석체제에서 강화된 ‘언론이 다루지 말아야 할 정보’에 해당하는 이론으로 중국의 8대 보도통제 대상의 기틀이기도 하다.

2012년 당시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의 비리 게이트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중국 전역이 정치적 혼란기를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흑색 공포와 관련된 검열과 통제가 대폭 강화됐다. 특히 ‘전염병 전파’는 흑색 공포를 유도하는 통제대상으로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말 신종코로나의 존재를 최초로 알렸던 우한중심병원 소속 안과의사 리원량의 경우 중국 당국으로부터 흑색공포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진술서에 서명하라는 압력을 받아 입막음을 종용 당했다. 이후 중국 전역으로 신종코로나가 확산하게 되고 뒤늦게 네티즌을 통해 리원량의 경고가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중국 체제아래 질병확산에 대한 언론통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도 실종돼 그의 행방을 두고 리원량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천추스는 신종코로나의 진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시를 직접 찾아 병원과 장례식장, 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고 촬영한 영상을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 게제하며 우울한 우한의 실상을 공개했다. 천추스의 행동으로 후베이성 외부 지역 사람들과 해외 외신들은 우한은 현 상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6일부터 지인과 가족들은 천추스와의 연락이 두절됐고 가족에게는 중국 공안은 천추스가 강제 격리에 들어갔다는 통보만 보냈다.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 등 자세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지시각 12일 중국 지식인 수백 명이 모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표현의 자유 보장’ 등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더 이상 리원량과 천추스 사태처럼 중국 인민에게 흑색 공포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언론을 통제하는 행위는 국익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5대 요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것 △전인대에서 이를 논의할 것 △리원량의 사망일인 2월 6일을 ‘언론 자유의 날’로 지정할 것 △누구도 연설·집회·편지·통신으로 인해 처벌·위협·심문·검열·감금되지 않도록 할 것 △우한과 후베이성 주민에게 공정한 대우를 할 것 등이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 때 나온 ‘5대 요구’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현재 웨이보와 더우인(틱톡·영상 공유 플랫폼)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이런 정부 비판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가 모두 삭제했기 때문이다. 언론 자유 요구 표현과 함께 검열에 반대하거나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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