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공포 확산”… 희비 엇갈린 유통街
상태바
“신종 코로나 공포 확산”… 희비 엇갈린 유통街
  • 임유정 기자
  • 승인 2020.02.03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프라인 매장 잇단 임시 휴업, 온라인 매출은 ‘승승장구’
코로나 바이러스 장기화→ “오프라인 피해 심각할 것” 분석
롯데면세점은  2일 오후 6시, 제주특별자치도의 발표에 따라 중국 양저우로 귀국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중국인)가 지난 23일 제주점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발표 즉시 내부 매뉴얼에 따라 고객의 입점을 통제하고, 입점 고객들의 퇴점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임유정 기자
롯데면세점은 2일 오후 6시, 제주특별자치도의 발표에 따라 중국 양저우로 귀국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중국인)가 지난 23일 제주점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발표 즉시 내부 매뉴얼에 따라 고객의 입점을 통제하고, 입점 고객들의 퇴점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임유정 기자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우한 폐렴)의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선 온라인과 오프라인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줄줄이 문을 닫는 오프라인 업체가 속출하는 반면, 매출 급등으로 표정관리에 나선 온라인 업체까지 업계 안팎의 온도차가 분명하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출을 자제하고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탓에 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 등에서는 고객수가 예년에 비해 10~20% 감소한 것으로 났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최근 1주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서울 중구 등 관광객이 많은 지역 식당은 손님이 50% 이상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기피하다 보니 매장 손님 보다는 배달 주문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지난 주말의 경우에 점포에 따라 2-3배 이상 배달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급기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해당 점포의 영업 중단을 결정을 하면서 갈수록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2일 하루에만 신라면세점 서울점·제주점과 이마트 부천점이 임시휴업에 들어갔고, 롯데면세점 제주점과 AK플라자 수원점도 3일부터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신속히 금일 영업을 종료하고 임시 휴업 조치를 결정했다”면서 “지난 24일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감염 방지용 마스크 등 개인위생 용품 택배 상자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임유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감염 방지용 마스크 등 개인위생 용품에 대한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택배 상자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임유정 기자

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이커머스 업계에 호황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알려진 마스크, 손세정제 등 일부 품목에 대한 주문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옥션에서는 지난 24∼27일 마스크 판매량이 전주 같은 요일보다 2810% 늘었다. 같은 기간 거품을 내서 물로 씻는 손 세정제 매출은 678%,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비벼 쓰는 손 소독제 매출은 2927% 늘었다. G마켓에서는 지난 24~27일 마스크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보다 9118% 늘었다. 같은 기간 손 세정제 매출은 1만6619%, 손 소독제 매출은 4496% 급증했다.

특히 쿠팡의 경우에는 하루 주문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새벽 배송이 늦어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지난 28일 로켓배송 출고량은 330만건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 1월 일일 출고량이 170만건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공포감이 수치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혼란을 틈타 마스크 가격을 수십 배 올려 폭리를 취하는 판매자도 등장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기존에 3만9000원대에 팔던 KF94 마스크 60매를 27만원에 판매하는 업자가 등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가격을 높이기 위해 구매자에게 '품절'을 이유로 판매를 거부하고, 다시 제품 가격을 높여 파는 얌체 판매자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자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매자들의 폭리를 감시하고 나섰다. 쿠팡은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판매자들을 모니터링해 평소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위메프도 품절 처리한 주문에 대해 환불 및 품절 보상액을 지급하는 한편, 판매자가 고의로 구매 취소를 유도하거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업계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의 불안감이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어서, 확진자가 다녀간 업체가 더 확인될 경우 휴업에 들어가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며 “오프라인 업체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