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사드도 못막은 LG생활건강의 질주…‘우한 폐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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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사드도 못막은 LG생활건강의 질주…‘우한 폐렴’도?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1.30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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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영업이익 전년 대비 13.9%·13.2% 성장
최초로 분기 매출 2조 돌파, 영업이익도 14.3% 증가
메르스·사드 보복에 흔들림 없이 15년 연속 최고 실적
럭셔리 화장품 ‘후’ 맹활약…중국 등 해외사업도 주효
업계 “관건은 올해, ‘우한 폐렴’ 장기화 시 실적 변수”
LG생건 “고급 브랜드 소비침체 영향 적지만 모니터링”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차석용(사진) LG생활건강 부회장이 15년 연속 성장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특히 그간 LG생활건강은 업계 전반적으로 위기에 빠뜨리게 했던 ‘메르스’와 ‘사드 보복’의 여파에도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 최근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우한 폐렴’마저 이겨낼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전날 실적을 발표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68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17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2%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7882억 원으로 13.9%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실적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조1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했다. 분기 매출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4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속되는 내수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 분쟁 등 국내외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0% 이상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여파에도 불구하고 당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16년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등 중국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로써 LG생활건강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15년 연속 증가하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가운데 특히 화장품 사업이 고성장을 견인한 것이 꼽힌다.

지난해 화장품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21.5% 성장한 4조7458억 원, 영업이익은 14.7% 상승한 8977억 원을 거뒀다. 특히 화장품 부문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선봉장 ‘후’의 활약이 독보적이었다. ‘후’는 2018년 국내 화장품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 2조5836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이 ‘제2의 후’로 육성시키는 ‘숨’과 ‘오휘’도 활약했다. 특히 ‘숨’의 고가라인 ‘숨마’와 ‘오휘’의 고가라인 ‘더 퍼스트’가 고성장했다. 이 밖에 더마 화장품 브랜드 ‘CNP’도 연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는 메가 브랜드로 도약했다.

고급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에 힘입어 중국 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사업 호조로 해외 사업이 48%의 고성장을 이뤄낸 것도 주효했다.

이 밖에 생활용품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 상승한 1조4882억 원, 영업이익은 4.6% 성장한 1260억 원을 기록했다.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고 그간 공들여온 프리미엄 제품군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음료 사업도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4514억 원, 15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1%, 12.1% 상승했다. 코카콜라·스프라이트·파워에이드 등 주요 브랜드가 매출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관건은 올해다.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이 변수다. 과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가 확산할 당시에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3개월가량 이어지면서 화장품 경기가 악화한 경험이 있어서다. 30일 0시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의 누적 확진자는 7711명, 사망자는 170명으로 확산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적어도 춘절로부터 2주가 지나는 2월 중순까지 감염병 확산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여 1분기 중국 내수 실적에 대해 일시적으로 눈높이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그간 위기 상황에 적절한 위험 관리 역량을 보여왔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면세 채널에 대한 기대치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중국 현지에서는 가두점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중저가 브랜드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중”이라면서 “후·숨 등 고급 브랜드의 경우에는 대체로 소비 침체 영향을 덜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우한 폐렴이 장기화해 소비침체가 지속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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