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벤처투자는 초기이익보다 성장성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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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벤처투자는 초기이익보다 성장성 봐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1.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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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해 말 국내 업계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4조8000억원에 인수됐다. 이에 따라 업계 1위인 우아한형제들부터 2위와 3위인 요기요, 배달통, DH코리아까지 모든 배달앱 서비스를 외국계 회사인 DH가 경영하게 됐다.

당장 주요 주주들을 포함해 우아한 형제들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어가게 됐다. 김봉진 대표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중국계 벤처캐피털인 힐하우스캐피털·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미국계 알토스벤처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등이 이번 매각 계약으로 큰돈을 만졌다.

우아한 형제들은 사업초기에 외국계 자본의 도움이 컸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4년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 2016년 힐하우스BDMJ홀딩스로부터 570억원, 네이버로부터 3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배달앱뿐 아니라 외국계 자본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국내 벤처기업은 무수히 많다. 기업 가치 90억달러로 국내 유니콘 중 가장 몸값이 비싼 '쿠팡'의 경우, 지분을 100% 갖고 있는 모회사 쿠팡엘엘시(LLC)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와 미국의 세쿼이아캐피털, 운용 규모 세계 1위인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3조원 남짓을 투자받았다.

기업 가치 2위인 게임회사 '크래프톤' 역시 중국의 대표 정보통신(IT) 기업 텐센트 관계사인 이미지프레임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이상 돈을 대며 2대 주주(지분율 13.3%)에 올라 있다. 3위 '옐로모바일'도 1억달러 규모로 투자를 한 미국의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이 주요 주주이다.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인 간편송금 앱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초기 자본금 100만달러를 국외 투자자에게서 유치했다.

이처럼 혁신기업의 초기투자 자금은 대부분이 외국계 자본으로부터 유치된 반면, 국내 벤처캐피탈(VC)이나 창업투자회사의 관심은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벤처기업을 두고 바라보는 국내외 시각차이는 투자 문화에서 차이에서 엿볼 수 있다. 외국계 투자자의 경우 초기기업의 수익성이 낮더라도 미래 성장성을 감안한 장기투자를 선호한다. 반면 국내 투자자의 경우 투자금 회수를 우려해 수익성 여부를 투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배달의민족도 설립 초기 '배달 앱' 가지고 수익이 나겠냐며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괄시를 받았던 걸로 알려졌다. 초기 투자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지나치게 우려해 기업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간과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당장 눈앞의 이익이 아닌 기업의 성장에 따른 미래가치를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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