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청해부대 작전지역 중동 안정 때까지 한시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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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청해부대 작전지역 중동 안정 때까지 한시적 확대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1.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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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아덴만에서 아라비아만까지 3966km 작전구역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에 대잠무기 대공무기 등 보강
미군 등 호위연합과는 연락장교 파견해 협력관계 유지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국방부는 21일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을 발표하면서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작전 범위 확대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철회될 예정이다. 

▮청해부대, 아라비아만까지 작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 중동 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작전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시기를 정해지지 않았다. 한시적 확대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는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작전 구역이 확대됐다. 새로운 작전 구역은 오만 살랄라항을 기준으로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 아라비아만, 이라크 주바이르항 인근까지 총 3966km에 달한다. 청해부대는 이전까지 소말리아 아덴만 해상의 1130㎞ 구역에서 선박 호송작전을 펼쳐왔다.

▮21일 오후 5시반부터 임무수행

이에 따라 지난주 오만 무스카트항에 도착한 청해부대 31진 왕검함은 기존 임무수행 중이던 30진 강감찬함과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임무를 교대,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 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 중이다. 왕건함의 임무는 아덴만 일대의 해적 퇴치 및 선박 호송이라는 기존 임무에 더해 새로 늘어난 구역에서 선박 호송 및 적대세력 공격 징후 파악과 대응이 포함된다. 이 같은 작전은 왕건함 함장인 황종서 대령의 1차 판단으로 이뤄지고, 적대 세력의 공격 징후 등이 식별되면 합동참모본부에서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건함, 대잠무기 및 대공미사일 탑재

이번 작전을 수행하는 왕건함은 함정 길이 150m, 폭 17.4m, 깊이 7.3m 크기에 최대 속력은 시속 29노트(54km)까지 낼 수 있다. 왕건함은 새로 확대된 구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뢰 등 대잠무기와 무인기 및 항공기 위협에 대비한 대공무기, 수중 위협에 대응해 음파탐지 센서 등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탑재한 SM-Ⅱ 대공미사일의 경우 최대 140km 밖에서도 적 항공기를 격추시킬 수 있으며 대잠 어뢰는 유도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왕건함에는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이 탑승하고 있다.

▮미국 주도 호위연합체에 연락장교 파견

국방부는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체와 청해부대 간 관계에 대해서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과 협력할 예정”이라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견’ 형태로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병력 260여명 규모)를 중동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중동 무력 충돌 가능성 여전...정세 불투명

국방부는 작전구역 확대가 한시적이며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철회될 것이라고 했지만 중동 정세는 언제 안정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은 대미 강경파이자 이란의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에서 드론으로 암살했다. 이에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 두 곳에 보복 공격을 단행하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미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란이 보복 수위를 조절하면서 양측은 확전을 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수단 대신 경제제재를 택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을 피한 상황이지만 이 지역은 여전히 언제 또다시 무력 충돌 위기를 맞이할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란과 미국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 힘들다.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며 “이란은 시아파이기 때문에 매우 극단적이 세력이 이란 외에도 많이 있다. 그들이 테레란의 지시 외에 벗어나서 독자적으로 미국을 공격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문제가 복잡해 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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