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파노선 따른 인사 성격 '북미 협상 난관' 예고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의 파워엘리트를 대거 물갈이 했다. 특히 북미 비핵화 협상을 맡은 외무상을 정통 외교관인 리용호에서 군부 강경파 출신인 리선권으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 들어 '정면돌파노선'을 천명한 뒤 미국의 양보 없이는 핵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재확인한 인사로 평가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사망한 '항일빨치산 1세' 황순희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른다면서 당·정·군 간부 70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장의명단에서는 기존 당 부위원장 가운데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태종수, 안정수 등 5명이 빠졌다. 12명의 당 부위원장 중 절반가량이 교체된 셈이다. 앞서 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 마지막 날 새로 구성된 ‘당 중앙 지도기관’ 간부들과 찍은 사진에서도 이들 5명은 없었다.
북한 측 보도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 외에 북한 외무상도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는 평양 주재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리용호 외무상이 물러나고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새로운 외무상에 임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용호는 북한의 정통 외교관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김영철을 대신해 비핵화 협상 책임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북한이 정면돌파노선을 채택하자 물러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리선권은 하노이 노딜까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책임졌던 김영철 라인으로 군부 출신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남북군사실무회담 대표를 맡기도 했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대남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