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만 보이는 펀드시장… '라임사태' 잦아질라
상태바
'사모'만 보이는 펀드시장… '라임사태' 잦아질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1.16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모펀드 부진에 사모펀드 쏠림 갈수록 심화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제2, 제3 '라임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펀드 환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지만, 펀드시장에서는 사모펀드만 보인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펀드 신규 설정액은 2019년 모두 148조3742억원으로, 이 가운데 사모펀드는 86.7%(128조6838억원)를 차지했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1년 만에 23.5% 늘었다. 이에 비해 공모펀드 설정액 증가율은 10%를 밑돌았다.

새로 나온 사모펀드 수는 2019년 신규펀드 가운데 약 78%에 해당하는 7907개에 달했다. 사모펀드 수는 1년 전보다 6% 가까이 늘었다. 반면 새로 내놓은 공모펀드 수는 같은 기간 21%가량 줄었다.

사모펀드로 국내 1위를 달리던 라임자산운용이 몰락했지만, 고위험ㆍ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여전히 많아서다. 2019년 사모펀드 이익배당금은 공모펀드보다 평균 5배가량 많았다. 더욱이 사모펀드는 투자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도 사모펀드 문턱을 낮추어 한몫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0월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요건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다. 최소 투자액도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줄여 일반투자자 유입을 늘렸다.

금융당국은 이렇게 풀어주었던 사모펀드를 다시 옥죄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라임 사태를 겪으면서 최소 투자액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렸다. 그래도 사모펀드 전문 자산운용사가 이미 우후죽순처럼 늘어났고, 부실 징후를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

물론 사모펀드 규제가 능사는 아니다. 저금리ㆍ저성장으로 갈 곳을 잃은 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다만, 제2 라임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막는 역할도 금융당국에서 맡아야 한다.

DLF 불완전판매와 라임 사태는 도리어 사모펀드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헤지펀드시장은 아직 초보 단계"라며 "시장참여자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역할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모펀드는 국민연금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 자산배분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며 "사모펀드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