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를 임명하며 “제가 총리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삼권분립 논란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총리 임명장 수여식 이후 환담에서 “사실 후보자로 지명할 때 저도 총리님도 고심을 많이 했다”며 “국회의장을 역임하셨기 때문에 당연히 삼권분립 침해하는 거라든지 삼권분립 무시하는 거라든지 정치적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공격이 당연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총리님으로 모시게 된 것은, 지금 우리의 정치상황 속에서 총리님만한 적임자가 없고 또 제가 총리님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삼권분립 논란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논란 속에서 나온 이 같은 발언은 정치권 비판을 위한 작심발언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치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심하고 국민들로 볼 때 참으로 실망스럽다”며 “지금 국회는 오히려 막무가내로 싸우기만 하는 모습 보이면서 오히려 국민 분열 증폭시키고 갈등 증폭시키는 그런 역기능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리님께서 6선 국회의원이시고 국회의장을 하셨기 때문에 국회와도 대화와 소통, 야당과도 대화와 소통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정치, 타협해 나가는 정치를 이루는 데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총선 이후 정의당 등 우호적인 야당과의 연대를 통한 연립내각 구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표면상 ‘협치’를 말했지만 정권에 비판적인 보수 야당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