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고금리보험 재매입 두고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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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고금리보험 재매입 두고 '실효성' 논란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1.1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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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해외 사례와 관련 규정 검토 작업 착수
업계, 금리부담 경감 기대 속 "고객 설득 되겠나"
올해 보험업계가 저금리 고착화로 20년 전 고금리 상품계약에 따른 금리부담을 재보험사에 넘기는 재매입‧재보험 도입에 실효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보험업계가 저금리 고착화로 20년 전 고금리 상품계약에 따른 금리부담을 재보험사에 넘기는 재매입‧재보험 도입에 실효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금융당국이 과거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재매입하는 대책을 검토중이지만, 실효성 논란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보험사가 과거 팔았던 고금리확정형 상품계약자에게 프리미엄을 주고 보험 계약을 되사들이는 방식의 '재매입(Buy Back)'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도입 추진 배경은 보험사가 20년 전 대거 판매한 5%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서다. 생명보험사들의 이차역마진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실제 생보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과거 많이 판매했던 고금리확정형 상품이 이차역마진으로 돌아와 재무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과 한화, 교보 등 주요 생보사는 5000억에서 2조원에 가까운 역마진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고금리 상품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생보사일수록 금리 부담으로 영업 유지 비용이 불어나 많아져 보험료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한다. 결국 소비자와 생보사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국내 보험업에 적합한 재매입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벨기에 등 해외 사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벨기에 생보사들은 지난 2014년부터 금리하락에 대응 차원에서 과거 팔았던 고금리확정형 보험 계약 상품을 재매입해 이차역마진 부담을 해소한 경험이 있다. 

일본은 초저금리 기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보험사들의 줄도산 사례가 있어 금융당국이 재보험 도입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도입 추진 배경과 무관하게 실효성에 대한 물음표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금리를 기대하고 길게는 20년 이상 확정형 상품에 돈을 넣었는데, 이제 와서 보험을 해지하라는 건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 보험사 입장만 반영한 것일 수 있다.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보험업계 스스로도 설계사가 고금리 보험 해약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부당 계약환승 민원과 설득이 쉽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목돈이 필요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반드시 계약자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추진되는 쪽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계약 재매입 제도가 시행되면 계약을 내용을 인지 못해 피해보는 소비자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과 동의 절차를 거치는 등 사전 안내가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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