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B마트’,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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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B마트’,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01.0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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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입 유통시스템 구축해 판매단가 낮춰…독과점 피하려다 ‘자충수’ 작용
우아한형제들이 대대적으로 홍보 중인 'B마트'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배달의민족 유튜브 캡처
우아한형제들이 대대적으로 홍보 중인 'B마트'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배달의민족 유튜브 캡처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소상공인 업계가 최근 독일계 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와 기업결합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신사업으로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B마트가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유통단계를 줄여 소매점, 편의점보다 싼 가격에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8년 소포장 배달 서비스 ‘배민마켓’을 선보였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서비스를 펼치다 작년 11월 ‘B마트’로 이름을 바꾸고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B마트는 신선식품, 가정간편식, 생필품 등 3000여종의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한다. 고객이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서울 시내 15개 도심형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픽업해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매입 방식인 데다 우아한형제들 자회사 배민라이더스 소속 배달 라이더가 배송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B마트에 대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배달시장 독과점 지적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배달시장 독과점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소상공인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구조적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작년 12월 같은 내용으로 공정위의 구체적인 심사를 요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B마트 홍보가 단순 배달음식만 다루는 것이 아닌 간편식과 생활용품까지 다뤄 시장 독과점을 부정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롯데, 신세계, 쿠팡, 마켓컬리 등 다양한 업체들이 해당 시장에서 활동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배송시장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뜻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B마트를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행동은 자충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B마트의 유통시스템은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제조업체로부터 대량 구매를 통해 도매가로 물건을 사들여 창고에 보관한 뒤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 이에 따라 판매가격은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유사하게 형성된다. 

실제 B마트에서는 ‘스팸 클래식(200g)’을 3390원에 판매했다. 이와 달리 서울 여의도의 한 편의점에서는 해당 제품이 3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서울 용산의 한 편의점에서 해당 제품의 가격은 5500원으로, B마트와 2000원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에 이어 B마트를 통해 전방위에 걸쳐 소상공인 업종 진출을 꾀하는 것은 소상공인 영역에 대한 또 다른 침범이라 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배달업뿐 아니라 도소매업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로 소상공인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강조했다. 

B마트(왼쪽)에서는 스팸 200g이 339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용산의 한 편의점에서는 5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신승엽 기자
B마트(왼쪽)에서는 스팸 200g이 339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용산의 한 편의점에서는 5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신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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