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에 무인화 서비스 강화하는 항공업계, 인력감축 ‘본격화’
상태바
희망퇴직에 무인화 서비스 강화하는 항공업계, 인력감축 ‘본격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2.16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 무급휴직에 이어 희망퇴직 접수…그룹 임원 수도 20% 감축
인건비 비중 줄이기 위해 셀프 체크인 등 무인화 서비스도 강화 추세
인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여객기들이 계류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여객기들이 계류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항공업계의 인력 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황 부진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자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은 물론, 셀프 체크인 등 무인화 서비스를 강화하며 인건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내년 역시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구조조정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항항공은 지난 10월 무급휴직을 실시한데 이어 오는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대상이다. 대한항공의 구조조정은 2013년 100여명의 인력을 줄이는 희망퇴직을 시행한 후 6년 만이다.

지난 11월 말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사장 이하 임원의 직위 체계를 기존의 6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는 등 그룹 전체 임원 수가 27% 가량 줄어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회장을 포함한 임원이 108명이었지만 최근 인사와 직위체계 개편으로 29명(사임 18명·그룹사 전·출입 11명)이 줄어 79명으로 축소됐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4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받은데 이어 5월에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 9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 역시 지난달부터 신청자에 한해 1~3개월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항공업계의 셀프 체크인 등 무인화 서비스도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인건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항공업은 유류비 다음으로 인건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희망퇴직과 무인화 서비스 등을 통해 인력을 조정하면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부터 국내선 공항의 이코노미석 카운터를 없애고 모바일과 무인 발권기로 탑승 수속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저비용항공사(LCC) ‘맏형’ 제주항공은 지난달부터 광주와 무안공항을 제외한 국내선 공항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발급하는 승객에 3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은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노선이 반년 새 반토막 나는 등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항공사들은 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 역시 어두워 연간 적자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항공사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 4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1조80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 늘지만,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68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LCC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각각 323억원, 239억원, 209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보다 780.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내년 실적 회복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 대내외 환경이 불안정한데 이어 3개에 달하는 신규 LCC의 운항이 본격화 되면서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연간 적자가 확실시 되면서 대형항공사부터 저비용항공사까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력 감축에 팔을 걷어붙였다”면서 “무인화 서비스는 고객 편의를 개선 할 수 있는 동시에 인력 등 제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내년에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