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벼랑 끝 전술’ 통했나...美 “동시·병행 조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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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벼랑 끝 전술’ 통했나...美 “동시·병행 조치 준비”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2.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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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회의 주재하는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대사. 사진=연합뉴스
안보리 회의 주재하는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대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나설 조짐이 뚜렷해지자 미국은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며 북한에 비핵화 협상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은 지난 스톡홀름 협상을 앞두고도 '유연한 접근'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동시적·병행적 조치'까지 약속해 주목된다. 그동안 비핵화 방법론을 두고 미국은 '선비핵화 후 제재완화'를, 북한은 '동시적·병행적 이행'을 주장하며 대립해 왔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결국 미국이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은 향후 수주 내에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해왔으며 심각한 도발 재개를 암시하는 발표를 해왔다"며 "이는 실질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 발사체나 핵무기로 미 대륙을 공격하기 위해 고안된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오늘 회의를 하는 이유"라고 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거리와 관계없이 지역 안보와 안정을 훼손하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북한의 이런 행동은 미래를 향한 더 나은 길을 찾는 기회의 문을 닫을 위험이 있다"고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공유된 목표에 심각히 반대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적대와 위협을 멀리하고, 대신 우리 모두와 관여하기 위한 대담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이후 북한에 두 가지 길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선택할 경우에 대해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추가적인 대북 제재를 시사했다. 반면 북한이 협상 복귀를 선택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전에 여러 차례 이 포괄적인 과정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왔다"며 "우리는 여전히 병행적으로 행동하고, 합의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가 접근하는 방식에서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기 전에 북한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요구해오지 않았다"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야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다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물러선 것이다. 

한편 미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이달 중순 일본 방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방일에 앞서 다음 주 한국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한국 방문 도중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해져 북한이 이에 응할시 새로운 협상 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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