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으로 버틴 상장사 현금성자산 3%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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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으로 버틴 상장사 현금성자산 3% 감소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2.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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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부진 지속…내년에도 유동성 확보 기조 이어갈 듯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현금 부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된 회사채는 88조7780억원으로 지난해 79조5672억원보다 11.5%(9조2108억원) 증가했다. 상환금액을 제외한 순발행액도 35조985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8조9338억원 대비 90%(17조516억원) 이상 크게 늘었다.

올해 1조원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도 많았다. 비금융기업 중에선 포스코(1조5000억원)와 LG유플러스(1조4900억원)가 가장 많은 채권을 발행했다. SK와 SK텔레콤이 1조2000억원, KT와 현대제철이 1조1000억원, LG화학과 SK에너지가 1조원을 조달했다. 공기업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두 차례에 걸쳐 1조7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주요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난 것은 저금리라는 우호적인 발행환경 영향이 컸지만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줄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란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현금성 자산은 큰 거래 비용 없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일종의 대기 투자자금을 말한다.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감소는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도 감소했다.

저성장 장기화 전에 기업들이 선제적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자산 매각, 회사채 발행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 529곳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296조9000억원에서 289조원으로 2.7% 감소했다. 제조기업만 떼어놓고 보면 210조5000억원에서 202조1000억원으로 4.0% 줄었다.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68조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0.9% 줄어 최근 5년간 현금흐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7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5조7000억원)보다 50.5% 줄어 2012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작년보다 40.4% 줄어들며 제조업 업황이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은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한국전력공사 △SK이노베이션 △기아자동차 △한화 △SK하이닉스 등이다.

경기 부진이 지속하면서 내년에도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그룹들의 차환발행 수요만 해도 20조원에 달한다. 투자 확대 및 유동성 선제적 확보를 앞세운 우량 기업 위주로 발행이 이어지겠지만 위험도가 예전보다 커진 비우량 기업들의 발행은 다소 감소할 수 있다. 여기에 불확실성 확대로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꾀하려는 기업들이 상반기에 채권 발행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흥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고금리 채권 위주의 스프레(가산금리) 축소 흐름과 풍부한 투자수요에 힘입어 2020년에도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시장과 국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한 기업실적으로 회사채 신용등급은 하향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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