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강 대 강' 대치 중에도 협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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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강 대 강' 대치 중에도 협상 메시지
  • 김정인 기자
  • 승인 2019.12.1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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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상황 악화” 경고에 美 ‘안보리 北인권회의’ 제동
美 당국자들 北에 “협상의 문 열려있다” 메시지 연발
사진=로이터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 사진=로이터통신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북미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여전히 협상의 마지막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친분을 깨지 않으려 주의하고 있다. 또 미국은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인권회의 소집을 무산시키는 등 상황을 관리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 등 8개국은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이 서명을 거부하면서 회의 소집이 무산됐다. 안보리 소집에는 최소 9개국 이상의 요구가 필요하다. 미국이 제동을 건 셈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제기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 4일 유엔 안보리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다루기 위한 어떤 회의도 심각한 도발"이라며 "이는 미국의 적대정책에 편드는 것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와 핵 이슈 해법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는 또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토의를 밀어붙인다면 한반도 상황은 다시 악화될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미국 측은 이처럼 북한 인권 문제 제기를 무산시키는 한편, 비핵화 협상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북측에 발신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8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고, 같은 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언제든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언제나 북한과 마주 앉아 비핵화 협상을 하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가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시험을 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 우리 둘 다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북측도 거친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마지막 선은 넘지 않는 모습이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면서도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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