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1년 만에 세계 전체 수출액 3%선 무너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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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1년 만에 세계 전체 수출액 3%선 무너질듯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12.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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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반도체 부진 등 상대적 영향 더 커
“불확실한 대외 여건… 내년 반등 기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쌓인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제공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쌓인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한국 수출이 11년 만에 세계 전체 수출액 비중에서 3% 선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반도체 업황 부진 등 잇단 악재로 인해 한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더 큰 악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8일 한국무역협회와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세계수출액은 12조483억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액은 3614억달러로 2.9%를 차지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6%에서 2009년 3.0%로 증가한 이후 2018년까지 계속 3%대를 유지해왔다.

1970년 8억3000만달러(세계수출액 0.3%)에 불과했던 한국 수출은 가파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1976년 1.0%, 1987년 2.0%, 2009년 3.0%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한국 수출액이 6012억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한국의 수출 증감률은 같은 해 12월 -1.7% 이후 올해 들어 내리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수출액이 세계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월별 비중도 1월(3.0%)과 4월(3.1%)을 제외하고는 계속 2%대에 머물렀다.

IMF 최신 통계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9월부터 세계 수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한국 수출 증감률이 9월 -11.7%, 10월 -14.8%, 11월 -14.3% 등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3%대를 이어가기 어려워 보인다.

세계 수출에서 한국의 위상이 축소된 것은 올해 전반적으로 주요국 무역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수출이 더 부진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중국, 독일의 경기 부진에 따라 이탈리아(0.3%)를 제외한 10대 수출국의 수출 증감률이 세계무역기구(WTO) 9월 통계 기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라별 9월 수출 증감률은 중국 -3.2%, 미국 -3.3%, 독일 -1.3%, 일본 -1.2%, 네덜란드 -3.7%, 프랑스 -2.3%, 홍콩 -6.2%, 영국 -9.2%였다.

같은 달 한국의 수출 증감률은 -11.7%로 수출이 하락한 국가 중에서도 가장 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수출 감소 폭이 더 큰 이유는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반도체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26.8%로 일본 19.5%, 독일 7.1%, 프랑스 4.2%, 이탈리아 2.8%보다 높았다.

특히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올해 급락한 데 이어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은 내년 수출이 어느 정도 반등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경제 회복 지연 탓에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내년도 수출 경기는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OECD는 지난달 21일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경제성장이 글로벌 환경에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한 뒤 "미약한 수출 수요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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