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요구하는 한국지엠 노조, 사측은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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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요구하는 한국지엠 노조, 사측은 ‘시기상조’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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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완성차 업계, 전동차 부문 수익모델 아냐…실적 개선이 우선
전기차 배정 시 추가 인력구조조정 가능성…현재도 1교대 전환 논의
쉐보레가 ‘볼트EV’의 2018년형 모델 본격 판매 개시에 앞서 전국 전시장에서 사전계약을 접수한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볼트EV의 모습. 사진=한국지엠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한국지엠 노사가 좀처럼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측에서 한국 내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배정해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행여부에 업계 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의 국내 공장 내 전기차 생산 요구는 한국지엠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이다. 현재 자동차 업계 트렌드는 전기차가 대세 주자로 자리 잡았다. 내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신차 모델 출시가 봇물 터질 듯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등 전기차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어 예상보다 빠르게 내연기관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지엠 노조의 국내 공장 전기차 배정 요구는 사실상 국내 공장의 안전을 담보하고자 하는 전략에 가깝다.

특히 전세계 시장에서 지난 수년간 인기를 끌어온 볼트EV 역시 올해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GM 내에서도 새로운 신차 모델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다만 한국지엠 사측에서는 이러한 노조의 요구에 난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는 현재 전세계 어느 업체에서도 수익모델에 속하지 않는다. 그나마 정부 보조금 받아 팔고 있어 손해를 만회하는 정도다. 실적 반등이 급선무인 한국지엠 입장에서 전기차 생산은 최우선 선택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 전동차 부문에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역시 전동차 부문은 수익사업이 아니다. 미래성장가능성에 대한 잠재력을 보고 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게 현대모비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모듈이나 A/S 등 기존 사업군과 별개로 미래차 중심의 핵심사업부문을 키우고 있는데 현재는 수익보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부담이 더 크다. 중견 완성차업체로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미래 사업에 대비하기 위한 전기차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개발비용 부담은 물론 현재 수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개발을 늦출 수도 없는 부분이다.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추후 배정받아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10년 계획 중 전기차의 포함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볼트EV와 같이 수입 모델로 가지고 올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 말고도 문제는 있다. 전기차 모델에 들어가는 인력도 현재 한국지엠 상황에 맞지 않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로 대대적 전환 시 현재 인력의 1/3을 감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GM과 다임러 닛산 등 일본계 완성차 업체들은 대대적 규모이 감원을 예고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현재도 물량 축소로 인해 정상화까지 정상적인 교대 근무가 힘든 상황이다. 현재도 1교대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도입 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전기차 모델의 국내 배정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국내 안정적 정착을 위한 노조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현재 배정된 자동차의 정상적 생산체제 구축을 통한 실적 개선이 우선”이라며, “수입 등을 통해 모델 다양화를 추진하면서 추후 생산 차량의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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