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사에 도전장 내민 中·日…패권 다툼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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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사에 도전장 내민 中·日…패권 다툼 ‘본격화’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12.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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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2위 조선소 합병에 이어 일본도 자국 1·2위 합작사 설립
현대重·대우조선 기업 결합 후 韓中日간 수주 경쟁 치열해질 듯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중국이 자국의 1, 2위 조선업체를 합병한데 이어 일본도 양대 조선소의 합작사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한국 조선업계에 양국이 대형화로 정면승부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수주를 둘러싼 한중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잇따라 자국내 1, 2위 조선사 간 합병이나 업무 제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6일 세계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G)을 설립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의 국영기업 담당 정부 부처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는 자국 1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의 합병을 승인했다.

CSG는 이번 합병으로 산하에 147개 연구기관과 사업 부문, 상장 기업 등을 거느리게 됐다. 총 자산 규모는 1120억달러(약 131조7000억원), 직원 수는 31만명에 달한다. 항공모함부터 석유·가스 운반 상선 등을 제조할 수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CSSC는 지난해 기준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이 11.5%로 2위를 기록했고, CSIC는 7.5%로 3위에 랭크됐다. 두 기업의 지난해 연매출을 합하면, 5000억위안(85조원)을 넘는 등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

일본도 자국의 1, 2위 조선업체의 합작사를 설립했다. 일본 최대 조선업체인 이마바리조선은 지난달 29일 2위 기업인 저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신주 발행 주식을 취득하고 양사의 상선 선박 설계를 전담할 합작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제휴 방안을 발표했다.

이마바리조선과 JMU는 일본의 독점 규제와 관련한 절차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제휴한다. 출자 비율, 제휴 내용 등 세부 사항을 이달 안에 확정하고 내년부터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마바리는 중형 벌크선, JMU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건조한다. 이번 제휴로 건조 선종을 늘려 한국과 중국 조선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마바리조선은 “한국과 중국 등 각국에서 조선사가 통합 재편되면서 심한 경쟁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상선 사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과 일본도 대형화에 나서면서 내년부터 한중일 간 수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은 한국 조선업체가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지만,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이 도전장을 내민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때문에 당장은 국내 조선업계가 받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선 분야에서는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고부가가치선박에서도 중국과 일본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강화시킨다면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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