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전망에 다주택자 퇴로 막혀 매물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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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전망에 다주택자 퇴로 막혀 매물 실종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2.04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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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구 거래량 감소…아파트값 22주연속 오름세
집주인 매물 거두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부담에 버티기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평년 수준보다 급감했다. 집값 상승 전망과 양도세 중과 부담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며 매매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최근 집값 상승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으로 시중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이 제한돼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집주인 대다수가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만 올리고 있다.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제도로 내야 할 세금이 부담돼 집을 팔지 않고 버티면서 매물 품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부동산정보광장)는 계약일 기준 2306건으로 전달(9009건)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76.4%)으로 쪼그라들었다. 통상 11월은 계절적 비수기로 전달보다 거래량이 감소하는 시기이지만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을 비교해 보면 그 낙폭이 가장 컸다.

2014년 29.04%(8370건→5939건), 2015년 32.16%(10614건→7200건), 2016년 52.63%(12177건→5768건) 줄었고 2017년에는 28.9%(6314건 → 8139건)나 매매가 늘었다. 그러다 2018년 다시 45.53%(3261건→1776건) 감소했다.

또한, 지난달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의 거래량이 감소했으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곳을 중심으로 매매 감소세가 크다는 특징이 나타났다.

송파구가 85.9% 감소해(627건→88건) 거래량이 가장 많이 줄었다. 광진구 83.1%(244건→41건), 강남구 80.2%(420건→83건), 양천구 79.5%(459건→94건)·성동구 79.5%(401건→82건), 강동구 78.3%(600건→13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매매가격은 거침없이 상승 중이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11월 25일 기준) 0.11% 오르며 2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권이 강세다. 강남구 0.19%, 송파구 0.18% 올라 각각 전주(0.14%·0.13%)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강동구도 0.17%로 전주 0.15%와 비교해 뛰었고 서초구는 전주와 같은 0.16% 상승으로 집계됐다.

학군선호도가 높은 양천구도 0.18% 올랐으며 동작구 0.14%, 강서 0.12%, 영등포구 0.11% 등도 서울 평균 이상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들은 세 부담이 워낙 커 가격이 올라도 팔려 하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보유세를 인상, 매매를 유도하려고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한시적이라도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들이 자연스럽게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유인책이 없다면 서울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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