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문턱 낮아진 ‘개인전문투자자’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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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문턱 낮아진 ‘개인전문투자자’ 잡아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12.03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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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개인 전문투자자 인정 요건 대폭 완화 적용
전문투자자 되면 사모펀드 등 최소 가입금액 없어
개인 전문투자자 최대 40만명 증가 기대…증권사 고객 유인 분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들이 개인 전문투자자 모집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진입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개인전문투자자가 최대 4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각종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 전문투자자는 약 195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업계가 추산한 전문투자자 총 3549명으로 이 중 절반이상인 2775명이 개인투자자다. 그간 개인전문투자자는 금융투자계좌 잔고 기준 최소 5억원 이상 보유자만 등록이 가능했다. 하지만 모험자본을 육성하려는 정책에 따라 이달부터 최소 5000만원만 가지고도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이 가능해졌다.

또 ‘본인 소득 1억원 이상’ 소득 기준에 ‘부부합산 1억5000만원 이상’ 요건이 추가됐고 ‘총자산 10억원 이상’인 자산 기준은 ‘총자산에서 거주 중인 부동산·임차보증금 및 총부채 차감액 5억원 이상’으로 변경됐다. 금융 관련 전문성 요건도 신설돼 해당 분야에서 1년 이상 종사한 △회계사·감평사·변호사·변리사·세무사 △투자운용인력·재무위험관리사 등 시험 합격자 △금융투자업 주요 직무 종사자 등이 전문투자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절차도 간소화된다. 기존에는 금융투자협회에서 등록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각 증권사에서 요건을 심사한 후 등록할 수 있다. 전문투자자가 되면 사모펀드 가입 시 최소 투자금액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개인투자자 현재 약 15~17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금융관련 전문지식 보유자 약 22만명 등을 추가할 경우, 앞으로 개인전문투자자는 최대 40만명으로 확대 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현재 개정안 시행 이후 당장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고 있지만, 일찍부터 증권사들은 전문 투자자를 고객으로 유인하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에선 처음으로 한국투자증권이 제도 시행에 맞춰 선물옵션 거래경험이 없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최대 10만원의 상품권을 내걸었다. 키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개정안에 따라 선물옵션 기본예탁금이 낮아지자 신규고객에 대해 무료 수수료 적용과 상품권, 기프티콘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개인 전문투자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출시에도 분주하다. CFD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채, 증권사를 통해 매수 금액과 매도 금액의 차액만 결제하는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1주가 5만원일 때, 6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가 1주를 5만원에 사는 대신 1주에 대한 권리를 5000원에 매수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가격의 10%에 불과한 증거금만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완화와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을 최대 10배까지 늘릴 수 있다’ 는 등 입소문을 타며 서비스 이용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6년 CFD 서비스를 처음 내놓은 교보증권에 이어 올 6월 DB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이 가세했다. 지난달에는 하나금융투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사들도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실이 공개한 CFD 거래 현황 통계(8월8일 기준)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일평균 거래액은 284억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DB금융투자(31억원), 키움증권(24억원) 등 순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보통 1억원만 넘으면 사모펀드 가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개인 전문투자자 가 높은 관심을 받진 못했다”면서도 “다만 선물옵션이나 크라우드펀딩 등 진입장벽이 있었던시장이 개인투자자에 폭넓게 완화 되면서 프라이빗뱅커(PB)들이 이전보단 적극적으로 전문투자자 등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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