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반년' 입국장 면세점, 황금알은 커녕 까보니 메추리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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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반년' 입국장 면세점, 황금알은 커녕 까보니 메추리알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11.27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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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80억 매출 기대했지만 현실은 반토막
타격 예상 기내 면세점 매출은 소폭 상승
정부, 내달 담배 판매 등 평가 발표 예정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모습. 사진= 한종훈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모습. 사진=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정부의 야심 찬 계획으로 지난 5월 31일 문을 연 입국장 면세점의 흥행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월 80억 원의 매출을 기대했지만 실제 입국장 면세점은 월 평균 40억 원대 매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타격이 예상됐던 기내 면세점의 경우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이에 정부는 빠르면 내달 시범운영 평가 기간을 마친 입국장 면세점에 대해 담배 판매 등 운영 정책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27일 관세청과 면세업계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은 출범을 시작한 올 6월 53억620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에는 41억8700만 원으로 하락했다. 휴가철 여행 성수기인 8월에는 47억7300만 원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9월에는 43억1400만원 수준의 매출액을 보였다.

당초 인천공항공사가 입국장 면세점을 준비 당시 예상했던 월 매출 평균 80억원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에 다수의 업계는 10월과 이달 매출 역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입국장 면세점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타격이 예상됐던 기내면세점의 매출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기내판매점 항공사별 매출액에 따르면 입국장 면세점이 영업을 개시한 올해 6~9월의 기내 면세점 매출은 10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략 63억원 늘었다. 또, 올해 1~9월까지 매출은 22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46억원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주류와 화장품, 향수, 패션, 잡화,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출국장 면세점에 비해 상품 수가 현격히 적다. 또, 일정 부분 중소‧중견기업 제품 비중을 맞춰야 하기에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화장품 등이 잘 팔릴 것으로 예상 됐지만 주류가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57%)을 차지했다. 주류제품의 경우 부피가 커서 휴대․보관에 어려움이 있어 입국장 이용객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화장품, 향수 등은 17%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업계는 입국장 면세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담배 판매 등 상품 구색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품목 규제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담배는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 화장품과 주류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이 높은 상품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은 편의성을 앞세우고 있지만 판매 물품이 부실해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출국장은 물론 기내에서도 담배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데 입국장 면세점에서만 판매를 허가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국장 면세점에 비해 공간이 좁아 담배 판매 시 혼잡 우려가 높고, 면세점 담배가 시중에 대량으로 풀리면 유통질서가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빠르면 내달 6개월 간 시범운영 종료를 앞둔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평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평가가 거의 완료된 상황으로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다. 담배 판매 역시 이번 평가에 맞춰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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