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유예에도 美서 “한미 간 신뢰 이미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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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유예에도 美서 “한미 간 신뢰 이미 손상”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11.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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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티지·빅터차, 한국에 “동맹 남용” 비판 기고
워싱턴DC의 미 국무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워싱턴DC의 미 국무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종료 직전 한국 정부가 종료를 연기 결정하면서 표면적으로 미국 국무부와 의회는 한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부에서는 이 과정에서 이미 상당 부분 한미 간 신뢰관계가 손상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연기결정에 대해 “이번 결정은 같은 뜻을 가진 동맹들이 양자 분쟁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며 “우리는 한일이 역사적 문제들에 관한 지속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계속하길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부는 “미국은 국방과 안보 문제가 한일 관계의 다른 분야들과 계속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고 했다.

또한 미 상원·군사 위원회 지도부 전원도 공동 성명을 통해 “한국이 어렵지만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에 고무됐다”며 “이 중요한 협정의 유지는 우리 동맹 및 양자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분열은 적국만 이롭게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외교·경제·역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메커니즘을 계속 마련하면서 미국을 동맹국이자 파트너, 친구로서 의지해도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미국 내부에서는 겉으로는 미국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한미관계가 다시 회복되는 긍정적 기조가 나타나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지소미아 연장 결정 과정에서 이미 관계의 신뢰가 손상됐다는 부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조지 W.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보스트(WP)에 “문재인 정부의 종료 연기 결정은 현명했지만 이미 신뢰 관계가 손상됐다”며 “한국은 소중한 합의를 지렛대로 활용, 미국을 한일 간 경제·역사적 분쟁에 개입하도록 강제해 동맹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보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안보이익과 잠재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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